中인민은행 총재, 위안화 환율 '포치'에도 '적정수준'
2019-10-20 10:49
"위안화 평가절하는 무역전쟁 등 시장요인에 따른 것"
"무역갈등이 전세계 경제 리스크…中 경제성장 안정적"
"무역갈등이 전세계 경제 리스크…中 경제성장 안정적"
이강(易綱)중국 인민은행 총재가 19일(현지시각) 위안화 환율이 적정 수준이라고 말했다. 위안화 환율은 지난 8월 초 미·중 무역갈등 고조 속 11년여 만에 처음으로 시장 심리적 마지노선인 달러당 7위안을 넘긴 후 줄곧 달러당 7위안을 유지하며 약세 행보를 보여왔다.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 총재는 이날 국제통화기금(IMF) 운영위원회에 보낸 성명에서 경제 펀더멘털(기초체력), 시장 수급 측면에서 볼 때 위안화는 적정한 수준에 있다며, 중국내 글로벌 자본 유출입도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총재는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17~19일(현지시간) 개최되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와 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에 참석 중이다.
이 총재는 성명에서 "지난 8월 초 위안화의 평가절하는 미·중 무역갈등 고조 등으로 인해 시장 세력에 의해 주도된 것으로, 이는 시장 움직임 변화를 반영한 것"이라며 "위안화 환율은 현재 양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고도 했다. 또 "국제 자본의 유출입 움직임도 이미 균형을 찾았다"며 이는 위안화 절하와 절상, 양방향 유연성을 시장이 점차 수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도 주장했다.
위안화 환율이 시장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는 달러당 7위안선, 이른 바 '포치(破七)' 현상이 나타난 게 중국 정부가 인위적으로 위안화 약세를 유도한 게 아니란 얘기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위안화 포치 현상이 나타나자 즉각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했고, 이로 인해 미·중 무역갈등이 환율전쟁으로까지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증폭됐다. 다만 최근 미·중 양국은 무역협상에서 환율 등 문제와 관련해 논의 중으로,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부 장관도 중국에 대한 환율조작국 지정 철회 여부를 검토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무역갈등의 위험성에 대해서도 경고했다. 이 총재는 무역갈등 긴장감 고조와 정책 불확실성 증대를 전 세계 경제가 직면한 주요 위험요인이라고도 꼬집었다.
그는 "일부 국가에서 포퓰리즘, 보호주의가 대두하면서 각국간 상호 신뢰를 깨뜨리고, 다자간 협력 의지를 저하시키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글로벌 교역, 산업체인, 공급체인, 밸루체인에서 붕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며 "무역갈등으로 시장 자신감이 무너져 금융시장이 불안해지고, 경제성장률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그러면서 이 총재는 중국 경제에 대한 자신감도 내비쳤다. 앞서 18일 중국 정부는 올 3분기 경제성장률이 1992년 이래 약 27년 만의 가장 낮은 수치인 6.0%를 기록했다고 발표됐다. 이에 대해 이 총재는 "올해 중국 경제성장 속도는 안정세를 보이고 있고, 주요 경제지표도 적절한 범위내에서 움직이고 있다고"도 강조했다.
이밖에 그는 중국은 앞으로 위안화 환율과 자본시장의 시장화를 계속해서 추진할 것이며 미·중 무역갈등과 상관없이 전체 관세를 '자발적'으로 낮출 것임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