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보란 듯'...실리콘밸리 둥지 튼 틱톡

2019-10-16 18:09
틱톡, 왓츠앱 前사무실 꿰차고 페북 인재도 영입

중국의 짧은 동영상 공유 애플리케이션(앱) 틱톡이 실리콘밸리에 둥지를 틀면서 세계 최대 소셜네트워크 페이스북을 향해 본격적인 도전장을 던졌다.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틱톡은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에 사무실을 열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팔로알토에 위치한 페이스북 본사에서 몇 분 거리다. 더구나 틱톡의 사무실은 과거 페이스북의 메시징 앱인 왓츠앱이 쓰던 곳이라고 한다. CNBC는 틱톡이 페이스북의 '뒷마당'을 꿰찼다고 표현했다. 

틱톡의 '침범'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CNBC에 따르면 2018년 후 페이스북에서틱톡으로 직장을 옮긴 직원이 20명을 넘었다. 틱톡은 구글, 애플, 훌루, 스냅 등 여타 미국 IT 공룡에서도 인재를 영입하고 있다. 틱톡은 경쟁사에 근무하는 경력직원에 20% 이상 높은 연봉을 제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페이스북은 공식적으로 틱톡을 경쟁사로 인정한 적이 없다. 그러나 틱톡을 의식하고 있다는 신호가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지난해 11월 페이스북이 틱톡과 거의 똑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앱 '라쏘(Lasso)'를 선보인 게 그 예다. 결과는 처참했다. 세서타워의 집계에 따르면 중국 밖에서 라쏘의 다운로드 수는 42만 건에 그쳤다. 비교하자면 틱톡의 일일 이용자는 7억 명에 달한다. 

최근 더버지는 지난 7월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가 틱톡을 물리칠 방법을 궁리했던 회의 내용을 공개하기도 했다. 당시 저커버그는 "틱톡의 존재감이 큰 국가에서 틱톡과 경쟁하기 전에 틱톡의 존재감이 크지 않은 국가를 손에 쥘 수 있는지를 먼저 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물론 일일 이용자수를 비교하자면 페이스북이 틱톡의 3배가 넘는다. 페이스북의 일일 이용자수는 21억 명이 넘는다. 그러나 틱톡이 고속 성장하면서 세계적인 소셜네트워크로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는 사실을 부인하기는 힘들다. 비즈니스인사이더가 틱톡의 급속 성장을 조명하면서 '저커버그 최악의 악몽이 된 틱톡'이라는 제목을 달았을 정도다.

틱톡은 미성년 이용자 정보 무단 수집, 정치 콘텐츠 검열, 중국 정부로의 정보 제공, 유해 콘텐츠 확산 등 각종 논란 속에서도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지난달엔 틱톡이 역대 처음으로 미국 내 iOS 무료 비(非)게임 앱 중 다운로드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틱톡을 보유하고 있는 중국의 바이트댄스는 '중국의 페이스북'을 표방한다. 바이트댄스 기업 가치는 750억 달러로 전 세계 유니콘(기업 가치가 10억 달러를 넘는 스타트업) 가운데 가장 높다. 바이트댄스는 2016년 틱톡의 중국 버전인 도우인을, 2017년에는 국제버전인 틱톡을 차례대로 내놓았다. 2017년 말에는 또 다른 동영상 공유 앱인 뮤지컬리를 약 10억 달러에 인수해 틱톡에 흡수시키며 몸집을 키웠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 [사진=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