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이수찬 힘찬병원 대표원장 “선진기술 전파 사명감으로 ‘의료한류’ 힘찬 도전장 냈죠”
2019-10-16 18:41
아랍에미리트, 러시아, 우즈베키스탄 등 진출…향후 몽골·美진출도 계획 중
이수찬 힘찬병원 대표원장은 한국 의료에 대한 자부심이 크다. 의료만큼은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했다고 평가하며, 신흥국에 한국의료를 전파하는 데 힘쓰고 있다.
이 같은 믿음으로 해외 각국에서 찾아오는 환자를 진료하다 2017년부터 해외시장을 개척했다. 해외에 진출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현지 반응은 뜨겁다.
이 원장은 “아픈 환자를 치료하며 국내 선진의료기술을 널리 알리는 것을 사명감이라고 생각하고, 앞으로도 도전을 멈추지 않겠다”고 밝혔다.
◆아랍에미리트, 러시아, 우즈베키스탄으로 진출
전국 8개 분원을 둔 관절·척추 전문병원인 힘찬병원은 현재 중동의 아랍에미리트와 러시아, 우즈베키스탄에 진출한 상태다.
힘찬병원이 가장 먼저 해외 시장에 깃발을 꽂은 곳은 아랍에미리트. 2017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보건청 차관급을 지낸 샤르자대학병원 최고경영자인 알리 박사의 제안으로 아랍에미리트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후 본격적인 진출에 나섰다. 지난해 11월 아랍에미리트 샤르자대학병원 내 별도의 수술실과 진료실을 공급받아 운영하는 독자운영방식으로 ‘힘찬관절척추센터’를 개설했다.
이 원장은 “국내 의료가 진출하기 가장 좋은 나라 중 하나가 중동이다. 중동 국가 국민들이 해외로 나가 진료를 받는 경우가 많다 보니 해외에서 의사들이 중동으로 많이 진출하고 있다”며 “아랍에미리트 역시 그중 하나로, 한국 의료에 대한 신뢰도가 매우 높다”고 말했다.
실제로 아랍에미리트 힘찬관절척추센터는 개설 3개월 만에 흑자로 전환됐다. 수술 건수 역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10개월 만에 외래환자 5800명을 돌파했고, 외래진료와 수술예약도 몇 개월치가 모두 마감됐다. 늘어나는 환자 탓에 280평 규모의 물리‧재활치료실 리모델링 공사를 실시해 진료실을 확대했다.
이 원장은 “현지 센터에 환자가 늘어나면서 2~3개월 진료가 밀려 있다”며 “아랍에미리트 환자들은 한국 의사뿐 아니라 한국 물리치료사에 대한 신뢰가 높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의료관광 목적으로 국내를 찾는 러시아 환자가 크게 늘어나면서 진출을 결심했다. 관절‧척추 질환으로 힘찬병원을 찾는 러시아 환자가 증가하고 있지만 사후관리가 어렵기 때문이다.
이 원장은 “힘찬병원은 러시아 사할린에 있는데, 사할린은 러시아 중에서도 한국인 비중이 가장 높은 지역”이라며 “사할린에서 온 러시아 환자들은 국내에서 수술 받고 돌아가는데, 현지에서 사후 관리가 어렵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 러시아 진출을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러시아는 해외 의사의 수술을 금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지 의료인을 고용해 비수술 주사치료와 재활‧물리치료를 하는 거점병원 형태로 운영 중이다. 원격 화상진료를 통해 환자 상태를 파악하고, 수술이 필요한 경우 국내 힘찬병원에서 수술을 진행한다. 이후 현지에서 물리치료와 원격진료를 통해 사후관리를 하고 있다.
이 원장은 “한국에서 수술하고 돌아간 러시아 환자들에게 한국의 집도의가 화상시스템을 통해 정기적으로 진료를 보고 있어 충분한 애프터 치료가 가능하다”며 “이때 물리치료사도 함께 배석해 진료 후 물리치료까지 효과적으로 연계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말했다.
우즈베키스탄에는 100병상 규모의 병원을 연내 개원할 예정이다. 2017년 11월 방한한 샤브카트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은 당시 힘찬병원을 직접 시찰하고 큰 만족도를 보였다. 이에 힘찬병원이 우즈베키스탄으로 진출하도록 독려하고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이를 바탕으로 힘찬병원은 우즈베키스탄 정부로부터 무상으로 부지와 건물을 제공받아 정형외과, 신경외과, 내과, 외과, 소아과, 산부인과 등 6개 진료과와 100여 병상 규모의 의료시설을 갖췄다. 현재 마무리 작업 중으로, 올해 오픈한다.
우즈베키스탄은 한국형 보건의료 시스템을 구축하길 원하고 있다. 자국의 보건의료 기술 수준을 높이기 위해 한국 의사와 간호사 면허만 있으면 별다른 절차 없이 현지에서 진료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이 원장은 “이번 우즈베키스탄 병원 개원은 중앙아시아 지역에 한국의 선진의료기술을 알리는 역할뿐 아니라 국가 간 교류의 폭을 의료분야에 적용한 좋은 모델로 회자될 수 있을 것”이라며 “또 우즈베키스탄의 심각한 상태의 관절환자를 국내로 초청해 치료하는 의료 나눔 활동으로 현지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수익보다 좋은 의료 제공···나눔의료 활발
이수찬 원장은 수익을 위해 해외 시장을 개척하기보다는 국내 선진의료기술을 전파하고, 가난한 환자도 치료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우즈베키스탄의 경우 병원은 수도인 타슈켄트가 아닌, 지방의 부하라에 건립됐다.
이 원장은 “부하라는 우리나라 경주 정도인 도시로, 사실 처음에는 병원이 잘될까 걱정도 앞섰으나, 돈을 벌기 위해 가는 것이 아니라 그 나라에 좋은 의료를 보급시키자는 뜻에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즈베키스탄 병원 설립은 우즈베크 정부가 여러 도움을 주기는 했으나, 제도적으로 부가가치세와 송금 수수료가 매우 높다”며 “관세도 높아 한국의 우수한 의료기기나 의약품을 현지로 들이는 것이 어려운 환경”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좋은 뜻에서 진출한 만큼 현지 정부와 협의를 통해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기울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힘찬병원은 국내와 더불어 러시아, 우즈베키스탄 등 생활이 어려워 수술을 받지 못하는 수십명의 환자에게 무료로 수술을 해주는 나눔의료를 실시하고 있다. 환경이 더 어려운 환자들에게는 직접 비행기 표까지 끊어주며 무료 수술을 해주고 있다.
최근에는 7명의 우즈베크 환자를 초청해 무료로 수술해줬으며, 부하라 종합병원 개원을 기념하기 위해 2년간 총 100명에게 무료수술을 해주기로 부하라 주정부와 약속했다.
이외에도 현지 의료인에 대한 교육도 진행한다. 우즈베키스탄 부하라국립의대와 협약을 체결하고 학생들의 외과 수술 실습 참관을 담당하는 등 관절·척추 분야의 수련 및 교육을 전담한다. 물리치료 학과를 신설‧운영해 현지 물리치료사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몽골, 미국 진출도 계획··· 직원이 행복한 병원 만들고 싶어
이수찬 원장은 사실상 가장 먼저 해외 진출을 하고자 했던 나라는 몽골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2017년 몽골에 10번도 더 방문하며 현지상황을 파악했다. 그러나 몽골 역시 단독병원을 개원하기에는 조건이 매우 까다로웠다.
이 원장은 “당시 가장 먼저 생각한 나라가 몽골이었으나, 여러 조건이 맞지 않아 진행하지 못했다”며 “몽골에는 이미 병원 부지로 사용하려고 사둔 땅이 있다. 조만간 설계를 끝내고 내년쯤에는 병원 건설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최종 목표는 미국에 진출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그는 직원이 행복한 병원을 만들기 위한 원칙을 지키는 데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언젠가 미국에 진출하고 싶은 마음이 있지만, 어느 나라든 위험요소가 있어 쉽게 결정할 수 없다”며 “병원 직원들을 책임져야 하는 입장에서 여러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각 지점 병원장들과 늘 모여서 하는 이야기가 ‘병원의 수익을 얼마나 가치 있게 쓸 것이냐’에 대한 것인데, 직원들이 좋은 대우를 받고 이들이 잘할 수 있도록 쓰자는 것으로 의견이 모아진다”며 “이것이 내가 열심히 일하는 이유이며, 병원의 최종 목표”라고 전했다.
◆이수찬 힘찬병원 대표원장 프로필
△2002~현재 힘찬병원 대표원장(2002년 설립)
△2002~현재 가천의과대학교 정형외과 초빙교수
△1999~2002 가천대부속 동인천길병원 병원장 겸 교수
△1993~1999 가천의과대학교 정형외과 과장
△1991~1994 한양대학교 의과대학원 박사
△1989~1991 한양대학교 의과대학 석사
△1981~1987 부산대학교 의과대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