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주식·위안화 상승 기대감 커졌다

2019-10-15 11:11
무역협상 진전 위안화 하락 베팅↓…일주일새 위안화 1%↑
"위안·달러 환율 7.0위안 밑돌 것" 과감한 전망도
상하이종합 5거래일 연속 상승…외국인 매수 강세

최근 미·중 무역협상이 진전을 이룰 것이란 기대감 속에 중국 주식·외환시장에도 온기가 돌고 있다. 

그동안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하면서 위안화 추가 하락에 베팅했던 투기세력이 대거 포지션 정리에 나서면서 지난 일주일간 역외 외환시장에서 위안화 가치는 달러 대비 1% 올랐다. 상하이종합지수는 국경절 연휴 이후인 8일부터 5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며 지난 14일 3000선도 단숨에 돌파했다. 

중국 21세기경제보에 따르면 14일 역외시장에서 위안화는 달러 대비 강세 행진을 이어갔다. 이날 위안·달러 환율은 장중 7.05위안까지 하락, 약 한달 만에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위안·달러 환율이 내렸다는 건 달러 대비 위안화 가격이 강세를 보였다는 뜻이다. 지난 일주일간 위안화 가치는 달러 대비 약 1%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역내시장에서도 위안·달러 환율은 장중 최저 7.05위안 선까지 하락했다. 지난 8월 22일 위안·달러 환율이 7.0476위안을 기록한 이래 약 석달 만의 최저치다.  

이는 미·중 무역협상 진전 기대감으로 위안화 추가 하락 전망이 약해진 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금리인하 전망에 미국 달러화가 약세를 보일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특히 최근 미·중 양국이 무역협상 과정에서 중국의 환율개입을 막는 내용의 환율조항을 논의하고 있다는 점도 위안화 강세 전망에 힘을 보탰다. 

런던 투자은행인 블루베이 자산관리운용의 티모시 애시 신흥시장 투자전략가는 21세기경제보를 통해 “미·중 무역협상이 실질적 진전을 이뤘다는 전망에 해외 투자자들이 위안화 균형환율을 재조정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균형환율은 한 나라의 경제 상황에 적합한 적정한 환율 수준을 의미한다. 

애시는 구체적으로 기존의 7.1~7.2위안선이었던 위안화 균형환율을 7.1~7.05위안 선까지 낮췄다며 일각에선 위안·달러 환율이 단기적으로 7위안 선을 밑돌 것이라는 과감한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고 전했다. 

물론 위안화가 언제까지 강세 행진을 이어갈지는 중국 경제 펀더멘털(기초)에 달렸다는 신중한 전망도 있다.  또 미·중 양국간 무역협상이 또 틀어져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등 미·중 무역전쟁이 다시 격화할 경우 위안화는 약세로 돌아설 수 있다. 블룸버그 등 외신들은 이날 중국 측이 앞서 고위급 무역협상에서 도출한 '1단계 합의'에 대한 추가 협상을 원한다고 보도하면서 미·중 무역협상 불확실성이 재차 확대되자 위안화가 다시 달러 대비 약세로 돌아서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시장은 위안화 추가 절하 압력이 여전히 존재하지만, 전처럼 대폭 절하될 근거는 없으며 당분간 위안화 환율의 양방향 움직임이 두드러질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이달 초까지만 해도 미·중 무역전쟁이 나날이 격화하면서 위안화 가치가 더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압도적이었다. 

로이터통신이 지난 9월 24일부터 10월 3일까지 외환전문가 60명 이상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대다수는 올해 말까지 역내 외환시장에서 위안·달러 환율이 지금보다 1% 더 올라 10년 만에 최저치인 7.2위안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마이클 에브리 라보뱅크 아시아태평양 지역 담당 선임 투자전략가는 무역전쟁 악화로 향후 1년간 위안화 환율이 2007년 이래 최고치인 7.75위안까지 뛸 것이라며 가장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일주일간의 국경절 연휴를 마친 중국 주식시장도 지난 8일부터 연일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중 무역협상 진전 소식에 중국 금융시장 개방 등 호재까지 겹치면서다. 

상하이종합지수는 8~14일 5거래일에 걸쳐 3.2% 오르며 단숨에 3000선 돌파에 성공했다. 외국인들도 중국 주식을 사재기하고 있다. 8~14일까지 5거래일 중 4거래일간 외국인은 상하이·선전과 홍콩 증시간 교차거래를 허용하는 후강퉁·선강퉁 채널을 통해 중국 주식을 순매입했다. 11일 하루 순매입한 주식만 37억 위안어치가 넘었다. 
 

위안화 환율.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