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서초동 촛불문화제 "집회 피로감 없다"…"윤석열 체포" 구호도

2019-10-12 20:46
9차 집회서 서초역 주변 가득 메운 시민들 노래 부르며 "검찰개혁" 외쳐
"언론개혁 시급하다 느낀다"는 목소리 많아… "검찰 개혁때 까지 나올 것"
"시즌 1 마지막 집회"…시민연대 최후통첩문 "개혁 미진할 땐 다시 모인다"


검찰개혁을 요구하면서 매주 열렸던 촛불문화제가 12일에도 열렸다. 주최 측인 사법적폐청산 범국민시민연대(범국민시민연대)는 이날 집회를 공식적으로 마지막 집회라고 설명했다. 때문에 이날 집회는 '검찰개혁 최후통첩 촛불문화제'라는 이름이 붙었다. 서초역 주변에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시민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오후 4시가 되면서 시민들의 수는 본격적으로 늘었다. 집회장 주변에서는 가요 '누구 없소'의 가사를 '검찰개혁 없소' 등으로 개사한 노래 등이 흘러나왔다. 서초역을 중심으로 사거리 방향 모두 집회인원들이 가득 들어차기 시작했으며, 시위가 공식적으로 시작된 오후 6시 이후 반포대로는 참가자들로 가득찼다. 대검찰청 앞부터 누에다리까지 시위대의 행렬이 이어졌다. 교대역 방향으로는 서초 3동 사거리까지 참가행렬이 이어졌다. 일부 시민들은 '윤석열 체포'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12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열린 '제9차 사법적폐 청산을 위한 검찰 개혁 촛불 문화제'에 참가자들이 도로위에 앉아있다. [사진=기획취재팀 ]

◆"집회에 대한 피로감 없어···검찰개혁 될 때까지 나올 것" 

시민들은 함께 노래를 부르면서 촛불문화제에 참여했다. 지난 3일과 9일에 열렸던 광화문 집회와 가장 큰 차이점은 젊은층이 훨씬 더 많이 보인다는 것이다. 경기도 부천에 거주하는 50대 최아무개씨는 "윤석열 검찰총장 얘기는 이미 이전부터 트위터 등에서 돌고 있던 얘기였다"고 주장하면서 "핵심 인물의 이름이 정확히 거론되고 있는 상황에서 근거가 부족하다는 건 억지 주장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경남 창원시 거주하지만 이번 시위를 위해 서울로 올라온 강지혜(39)씨는 "조국 수호보다는 검찰 개혁이 더 시급하다고 본다"면서 "기소권 문제가 심각하다고 본다. 돈 있는 사람은 다 빠져나간다"고 말했다. 경기도 포천시에 사는 김송융(33)씨는 역시 "검찰개혁이 이루어져야 공평한 사회가 된다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기도 일산에 거주하는 50대 여성인 이아무개씨는 "이번 집회에 3번째 참석하지만, 집회가 계속되는 것에 대한 피로감은 별로 없다. 검찰 개혁이 완료될 때까지 계속 나올 거다"라면서 "요새는 신문이나 텔레비전을 믿을 수 없다"고 언론에 대한 불신을 표했다. 실제로 이날 시위에서 시민들은 일부 언론의 취재를 거부한다는 전단지를 붙여놓기도 했으며, 언론 개혁을 요구하는 손팻말도 눈에 띄었다.

서울시 강동구에 거주하는 이정은(52)씨는 "검찰 개혁이 첫번째지만, 그 다음은 언론 개혁이 필요하다"면서 "몇몇 언론을 제외하고는 검찰에 버금가는 적폐라고 본다"고 비판했다. 고등학교 3학년이라고 자신을 밝힌 오아무개(18)씨 역시 "(이번 사태를 보면서) 언론이 잘못됐다고 느끼게됐다"면서 "제목부터 한쪽으로 치중됐다. 검찰 개혁보다 언론 개혁이 근본 문제라고 본다. 그걸 말하고 싶어 나왔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검찰총장 접대 의혹에 대해서 비판적 목소리는 내는 시민들도 많았다. 인천에 거주하는 30대 여성인 이아무개씨는 집회에 참가한 것이 이번이 4번째이며, 주최측은 계속 변하지만 집회는 계속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씨는 최근 불거진 윤석열 검찰총장 접대 의혹에 대해 "제대로 보도도 안되고 조사도 안받았다는 게 큰 문제라고 본다"면서 "검찰 총장이 직접 기자를 고소했다는 것도 굉장히 권위적인 것 같다"고 지적했다. 

경기도 구리시에 거주하는 20대 여성은 "윤석열 검찰총장 구속해야된다고 생각한다. 접대 사실이 있었는데 조사가 안됐다는 게 큰 문제다"라면서 "비리가 있는 사람이 조국 장관을 조사한다는 게 웃기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12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열린 '제9차 사법적폐 청산을 위한 검찰 개혁 촛불 문화제'에 참가자들이 서초역에 검찰개혁을 요구하는 포스트잇을 붙여놓았다.  [사진=기획취재팀 ]


◆우희종 교수 "시민들과 검찰개혁"···시민들 발언도 이어져

이날 주최측이 마련한 지난 연단에는 우희종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부터 세월호 유가족까지 다양한 인사들의 발언이 이어졌다.

우 교수는 "7000명에 달하는 교수들이 검찰개혁을 위해 국내 각지와 각 분야 해외에서 (뜻을) 모아줬었다"면서 "여기 촛불 시민들과 앞으로 검찰개혁 더 나아가 언론개혁, 교육개혁, 노동·경제개혁, 종교개혁까지 함께 할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요즘 광화문에 몰린 가짜 종교인들 대부분 동원된 특정 종교신자다"이며 "이런 가짜 종교인 몰아내기 위해 모든 종교 단체에 투명한 자금 흐름을 만들 수 있도록 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카타콤 교회의 대표인 양희삼 목사는 최근 한국 교회의 행태에 대해 부끄럽다고 밝히면서 "검찰과 한국교회는 성범죄를 저질러도 나쁜 짓을 해도 멀쩡히 잘 산다는 점에서 닮은 점이 많다.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단에 나선 시민 최민희씨는 "언론들은 권력비판이 사명이라면서 왜 검찰은 비판은 안하냐"면서 "개인적으로 대한민국 최고 권력은 검찰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조국 장관 가족을 두달간 턴 검찰은 윤 총장에 대한 단하나의 의혹보도에 어떻게 대응하는지를 보자. 해당 언론사를 고소했는데, 수사를 누가하나? 검사가 한다. 이걸 제대로 수사할 수 있겠냐?"고 지적했다. 

연단에 나선 세월호 유가족들은 세월호 참사가 2000일이 지났지만, 아직도 왜 우리 아이들이 구조조차 되지 않았는지 그리고 왜 구조가 방해됐는지 왜 진상규명을 방해했는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면서 세월호참사 전면 재수사하도록 정말 많은 힘을 내어주시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한편 범국민시민연대는 이날 ‘검찰개혁 촛불시민이 보내는 사법적폐·검찰적폐·언론적폐 청산 최후통첩문’을 통해 “1000만 촛불시민은 조국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엘리트 정치검찰과 언론, 그리고 자유한국당에 의해 한 가족의 인권이 무차별 짓밟히는 것을 보고 치를 떨며 궐기했다”면서 "검찰의 불공정한 수사로 정의는 사라졌고, 편법과 기회주의자들이 판치는 세상이 됐다. 검찰은 정의를 실현하고, 국민의 인권을 수호해야 하는 본연의 책무를 저버리고 사실상 악의 축이 됐고, 가장 먼저 척결돼야 하는 적폐의 상징이 됐다”고 강조했다.

통첩문은 1000만 촛불시민의 이름으로 경고한다면서 △검찰에 개혁 조치와 조국 장관 가족에 대한 과잉수사 즉각 중단 △집권 여당에 패스트트랙 안건 신속 처리△거대 제1야당 한국당에 패륜 중과 정상적 정치 복귀 △언론에 무책임한 보도 작태 중단 등을 요구했다. 특히 '조선일보'에 특별하게 경고한다면서 "가짜뉴스와 매국행위를 중단하고 폐간하라"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또 개혁 등 요구사항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서초와 광화문에서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더 높이 촛불을 들고 다시 모일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12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열린 '제9차 사법적폐 청산을 위한 검찰 개혁 촛불 문화제'에서 참가자들이 촛불을 들고 검찰 개혁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12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열린 '제9차 사법적폐 청산을 위한 검찰 개혁 촛불 문화제'에 참가자들이 도로위에 앉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