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현대캐피탈, 창립 26년 만에 첫 노조 결성

2019-10-10 15:51
지난해 대규모 구조조정 영향

현대캐피탈이 창립 26년 만에 처음으로 노동조합을 결성했다. 지난해 현대카드·캐피탈·커머셜에서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한 영향이다.

김봉현 현대캐피탈 노조 지부장은 10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지난달 27일 설립 총회를 열었고, 30일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지부로 승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현재 사무금융노조 산하에는 5개 카드사(신한·비씨·롯데·KB국민·하나카드)를 비롯해 KB·아주·JT·애큐온·JB우리캐피탈 노조가 소속돼 있다.

김 지부장은 “노조 설립 준비는 작년 12월부터 시작했다”면서 “작년에 회사가 구조조정을 하면서 카드, 캐피탈, 커머셜에서 많은 직원들이 회사를 나갔다”고 전했다.

그는 “그동안 조직 문화가 너무 폐쇄적이었다. 이대로 가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노조를 만들게 됐다”며 “지난 26년간 목소리를 내지 못했던 직원들의 권익과 근로조건을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 지부장은 먼저 정규직 직원의 과반 이상이 조합에 참여하는 것을 목표로 활동할 계획이다. 현대캐피탈 노조 조합원은 현재 약 400명 정도다. 현대캐피탈 직원은 정규직 1757명과 계약직 746명 등을 포함해 총 2503명이다.

현대커머셜 역시 노조 설립을 준비하고 있지만 현대카드는 아직 움직임이 없는 상황이다.

한편 현대카드는 지난해 상반기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의 컨설팅을 통해 현대캐피탈과 현대커머셜을 포함해 총 400명의 인력을 축소하기로 했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수익성이 악화되자 인력 감축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카드·캐피탈·커머셜은 법인이 분리돼 있지만 정태영 부회장이 모두 대표를 맡고 있다.
 

[사진=현대캐피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