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고객 모셔라"... 은행권, 법인 위한 비대면 서비스 강화

2019-10-08 15:30
기업銀, 2만명 몰린 '박스'에 신규 서비스 탑재 추진
신한ㆍ국민ㆍ하나銀, 수익증대 위해 기업금융 강화

은행권이 기업 고객을 위한 비대면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가계대출 규제로 기업금융에서 활로를 찾기 위한 전략이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IBK기업은행은 중소기업 디지털 경영지원 플랫폼 '박스(BOX)'에 '인싸이트 박스' 및 '광고 박스'(가칭) 서비스 탑재를 추진하고 있다.

인싸이트 박스는 청년추가고용장려금 등 정부의 각종 고용지원금 신청서를 자동 작성해주는 서비스로, 정부 사업을 잘 모르는 중소기업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은행 측은 기대하고 있다. 광고 박스는 지상파 방송 광고비용을 최대 70%까지 지원하는 서비스다.

앞서 지난달 1일 기업은행이 선보인 박스는 비대면 대출은 물론 인력·재무·마케팅 등 중소기업의 경영활동 전반을 지원하는 플랫폼이다. 기업은행과 거래하지 않는 중소기업도 사용할 수 있어 출시 한달 만인 지난달 말 가입자가 2만명을 돌파했다.

KB국민은행은 기업 고객이 비대면으로 은행 업무를 볼 수 있도록 인터넷 및 모바일뱅킹 서비스를 전면 개편했다. △개인사업자가 서류 제출 없이 통장을 개설하고 인터넷뱅킹에 가입할 수 있는 '원스톱 신규 서비스' △여러 사업장을 가진 개인사업자가 전체 사업장 계좌를 한번에 조회하고 이체까지 가능한 '기업통합 ID 서비스' 등을 새로 선보였다.

하나은행은 지난 8월 여러 은행에 분산된 자금을 특정 계좌로 모을 수 있는 '전(全) 은행 계좌관리 서비스'를 내놨다. 기업 고객은 모든 시중은행의 수시입출금 계좌 잔액과 거래내역을 이 서비스를 통해 한번에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12월 은행권 최초로 법인 고객의 비대면 대출 서비스를 도입한 신한은행은 올 3월 비대면 환전 서비스를 시행한 데 이어, 8월엔 인터넷뱅킹으로 법인 대출을 연장할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처럼 은행들이 앞다퉈 기업 전용 비대면 서비스를 개선하고 있는 것은 가계부문에서 수익을 늘리기가 예전만 못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당국이 가계대출을 옥죄고 있어 은행들이 수익성 증대를 위해 기업금융을 강화하고 있다"며 "이와 함께 기술이 발달하면서 기업 고객을 위한 각종 비대면 서비스를 고도화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