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과학기술 기반 다진다···AI·바이오 등에 330억원 지원
2019-10-07 17:30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 현재까지 560개 과제 7182억원 지원
기초과학·소재기술에 투자···"젊은 신진 연구자 육성에도 박차"
기초과학·소재기술에 투자···"젊은 신진 연구자 육성에도 박차"
◆ 미래기술 육성 과제 26개 선정
7일 삼성전자는 서울 태평로에서 간담회를 열고 올 하반기 '삼성 미래기술 육성사업'을 통해 기초과학 분야 7개, 소재기술 분야 10개, 정보통신기술(ICT) 창의과제 분야 9개 등 총 26개 과제에 330억원을 투입한다고 밝혔다.
삼성 미래기술 육성사업은 삼성전자가 지난 2013년 '10년 투자'를 목표로 1조5000억원을 출연,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기초과학)과 삼성전자 미래기술육성센터(소재기술·ICT 창의과제)를 설립하면서 시작됐다. 지금까지 삼성전자가 지원한 과제는 560개, 지원 규모는 7182억원에 달한다.
그동안 연구과제로 선정된 프로젝트가 세계적인 학술지에 게재되는 등 글로벌 무대에서 성과를 인정받아온 가운데, 삼성전자가 다시 한번 투자에 나서며 국내 과학 산업 전반의 기술 향상에 박차를 가하는 것이다.
특히 주 선정 과제들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AI, 바이오, 5G 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기술 '초격차'를 강조해 온 이 부회장이 미래 과학기술 지원을 통해 삼성전자의 사업 경쟁력도 한 차원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 뇌 신호로 작곡·암세포 전이성 예측 등
이날 행사에서는 새롭게 선정된 대표 과제들이 소개됐다. 우선 정은주 한양대 교수는 신체장애로 예술 활동이 어려운 이들의 뇌 신호를 분석해 음악을 만드는 과제를 공개했다. 사람이 음악 소리를 상상하는 동안 뇌에서 발생하는 신호를 센싱한 후 분석해, 음악으로 재구성하는 식이다.
움직임이 불편해도 생각, 상상하는 뇌 기능은 살아있다는 점에 주목, 음악 체험이 가능한 플랫폼을 2년 내 개발하겠다는 목표다. 이 기술은 향후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rain-Computer Interface)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 교수는 "사람들의 정서적 안정과 사회성 재활 등에 유용하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음악으로 사람들이 보다 행복한 세상을 구현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정경운 재료연구소(KIMS) 박사는 암세포의 전이 특성에 따라 색깔이 변하는 유기소재에 대한 연구를 수행한다고 밝혔다. 정 박사는 "암세포 전이성 등이 예측 가능해지면 환자 맞춤형 치료 전략 수립이 가능해질 것으로 본다"며 "항암치료 및 면역치료 효과가 극대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수현 고려대 교수는 나노미터(1억분의 1미터) 두께로 얇은 2차원 반도체에 빛을 가둘 때 나타나는 물리 현상 이론을 세계 최초로 정립하고, 실험으로 규명할 계획이다. 이 연구는 새로운 양자광학 이론을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밖에도 △원자 단위에서 다중 온오프(on-off) 스위칭이 가능한 새로운 반도체 소재 개발 연구(이준희 UNIST 교수) △AI를 이용해 기계와 장비 등에 사용되는 금속이나 복합소재의 파괴 시점 잔여 수명을 예측하는 방법론(김동훈 KIST 박사) △뇌종양 치료제를 발굴하기 위한 프로젝트(이흥규 KAIST 교수) △연역적 추론이 가능한 AI 기술 연구(정교민 서울대 교수) 등이 과제로 선정됐다. 삼성전자는 이번 지원을 통해 우수한 신진 연구자도 발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음두찬 삼성전자 미래기술육성센터 센터장은 "오늘 발표한 과제의 절반이 30대부터 40대 초반의 젊은 신진 연구자들이 진행하는 것으로 향후 우리나라 미래 성장동력 발굴과 과학기술 기반을 더욱 탄탄하게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