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부산국제영화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말하는 '진실'과 '한일관계'(종합)
2019-10-05 20:29
(=부산)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신작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과 한일관계에 관해 솔직하게 터놓았다.
5일 부산 해운대구 우동에 위치한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에서는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이하 BIFF) 갈라 프레젠테이션 섹션에 공식 초청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 시사 및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은 프랑스 대스타 파비안느가 자서전 출간을 앞둔 어느 날, 미국으로 떠났던 그의 딸 뤼미에르가돌아오면서 벌어지는 일을 담은 영화.
해외 올로케이션인 이번 작품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모국어로 연출하지 않은 첫 번째 영화. 프랑스 출신 까뜨린드 드뇌브, 줄리엣 비노쉬, 에단 호크 등 유명 배우가 합류해 화제를 모았다.
고레에다 히로카즈는 이번 작품에서도 가족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이에 "사실 이번엔 가족 드라마를 의도했다기보다 '연기란 과연 무엇인가'로부터 시작했다. 여배우를 주인공으로 한다는 게 처음부터 있었다. 특정 배우에 대한 오마주는 아니다. 까뜨린느 드뇌브(파비안느 역) 자체가 영화사에 빛나는, 현역으로 활약하는 배우라 그 매력을 다면적으로 생생하게 표현해보고 싶었다. 그게 큰 과제였다"고 고백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개인적으로는 제가 어둡고 무거운 영화만 만들어왔다는 자각이 없다. 근데 제 영화에 그런 인상을 받는 사람이 많더라. 감독으로서 제 안에도 음과 양의 매력이 있다. 이번에는 양적인 면을 많이 반영했다. 영화를 본 후 독후감이 밝은 것이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었다"며 전작과의 차별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올해가 한국 영화 100주년이라는 경사스러운 소식을 들었다. 이럴 때 아시아영화상을 수상하게 돼 기쁘다. 부산국제영화제는 데뷔 후 함께 걸어온 함께 발전해 온 영화제다. 그런 부산영화제에서 상을 받아 영광이다. 여러분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수상 소감을 전했다.
또한 그는 최근 악화된 한일관계에 관해서도 언급했다.
해당 질문에 전양준 BIFF 집행위원장은 "작품에 관해 집중해달라"며 불쾌함을 드러냈지만,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이 질문이 나올 거라 예상했다"며 웃어보였다.
그는 "5년 전쯤 BIFF가 정치적 압력을 받아 개최가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을 때가 있었다. 그때 전 세계 영화인들이 BIFF 지지 목소리를 냈고 저도 미흡하나마 연대 의지를 표명했다. 그 어려운 시기를 잘 극복해서 지금 이 자리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BIFF가 정말 잘 대응했고 잘 견뎌냈다. 어떤 정치적 문제, 고난에 직면했을 때 영화인이 연대함으로써 표현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어서 오늘 이 자리에 왔다. 저뿐만 아니라 이 자리에 있는 모두가 영화의 힘을 믿고 있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언제나 좋은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으로 작업하고 있다. 이창동 감독, 지아장커 감독 등 동시대에 영화를 만드는 제 동지, 벗들의 작품에 늘 자극받고 영감받았다. 그래서 저 또한 그분들에게 보여드렸을 때 부끄럽지 않은 작품을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25년 동안 영화를 만들고 있고 앞으로도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3일 개막해 12일까지 진행되는 제24회 BIFF는 영화의전당,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CGV센텀시티, 메가박스 해운대(장산), 동서대학교 소향씨어터, 롯데시네마 대영까지 총 6개 극장 37개 스크린에서 상영된다. 상영작은 초청작 85개국 299편, 월드+인터내셔널 프리미어 145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