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窓으로 경제보기 <38>] 도쿄 올림픽, 고도의 정보전으로 메달 사냥 나서자
2019-10-02 09:08
백제가 망한 지 8년 뒤인 668년, 일본 수군(水軍) 3만명이 현재 새만금 간척지가 있는 전북 부안군 변산면 해안으로 쳐들어 온다. 침공 명분은 자신들 혈통의 뿌리인 백제를 되찾겠다는 것.
당시 일본의 인구가 지금의 1/10 수준인 1500만명 가량이어서 수군 3만명은 현재의 30만명에 달할 정도로 엄청난 군사였다. 게다가 수군은 규모면에서 육군 전투력의 3배나 되므로 육군으로 치면 100만 대군이 변산반도쪽으로 대공세를 취했다. 결과는? 일본군의 대패였다.
무려 수군 3만명이 몇 달에 걸쳐 침공 준비를 했으니 관련 군사 정보가 바다 건너 신라나 당나라로 새나가지 않을수 없었다. 나당(羅唐) 연합군은 변산반도쪽에 대규모로 잠복해 있다가 일본 수군이 육지로 올라오자마자 궤멸시켜 버렸다. 겨우 수천명이 목숨을 부지한 채 돌아갔으니 일본의 자존심은 뭉개질대로 뭉개져 버렸다. 절치부심한 일본은 이때부터, 1350년이 지난 지금까지 안보, 외교, 경제 등 중국 쪽 정보 수집에 철저히 대비를 해오고 있다.
자원이 많지 않은 일본이 1968년 독일을 앞지르고 세계 경제 2위의 대국으로 올라서 42년간 유지한 것은 글로벌한 정보전(情報戰)에 힘입은 바가 크다. 인구 5천만명 이상 국가가 국민소득 3만 달러를 달성해야 하는 ‘30-50클럽’에 가장 먼저 가입한 나라는 미국이 아닌 일본이다. 미국은 일본보다 4년 뒤진 1996년에 가입했고, 독일-영국-프랑스가 뒤를 이었다. 우리는 일본보다 26년이 늦은 지난해 가입했다.
중국을 샅샅이 살피고 있는 일본이 이웃 한국을 더 정확히 연구, 조사, 분석하고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일찌감치 소재(素材) 산업으로 우리 경제의 목줄을 죄고 있는 것이 그 단적인 사례다.
지금이라도 문화관광체육부와 대한체육회는 종목별 정보 분석을 위주로 하는 ‘T/F(테스크 포스)’팀을 가동해 정밀한 메달 사냥에 나서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