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 CEO 줄줄이 국감 소환…환경 논란 벗어나나

2019-10-01 18:03
여수산업단지 대기오염 조작, ESS 논란 질의 예정
산자위환노위 측 "실질적인 결정권자가 대책 내놓아야"

제 20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에 석유화학 기업 대표들이 증인으로 소환되며 관련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국회에서는 여수산업단지 대기오염 조작과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 등에 대한 질의가 이어질 예정이다.

1일 국회에 따르면 신학철 LG화학 대표이사 부회장·허세홍 GS칼텍스 대표이사 사장·이구영 한화케미칼 대표이사·문동준 금호석유화학 대표이사 사장·임병연 롯데케미칼 대표이사 부사장 등이 오는 2일 열리는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위)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채택됐다.

산자위가 이들을 증인으로 소환한 것은 지난 4월 여수에서 일어난 대기물질 조작 사건과 관련해 책임을 묻고 대책을 촉구하기 위해서다.

올해 4월 여수산단의 사업장 235곳이 측정 대행업체와 짜고 오염물질 배출 농도를 낮게 조작한 사실이 적발됐다. 이후 검찰 수사를 통해 지난 7월 관계자 4명이 구속되고 31명이 불구속 기소됐다.

논란 이후 기업들은 대책 마련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LG화학은 신학철 부회장 명의로 사과문을 내고 여수 화치공장 내 관련 생산시설을 폐쇄했다. 허세홍 GS칼텍스 대표이사는 지난달 해당 지역을 찾아 주민들에게 고개를 숙이고 대책 마련을 약속했다. 이 밖에도 지난 5월 연루기업 5곳과 지역주민·사회단체·전라남도·여수시·영산강유역환경청 등은 현안 해결을 위해 '민관 협력 거버넌스 위원회'를 출범하기도 했다.

하지만 대기오염 문제가 여전히 지속 중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신창현 더불어 민주당 의원이 환경부에서 제출받은 여수산단의 대기환경보전법 위반 적발 자료에 따르면 일부 기업들은 여수 산단 논란 이후에도 오염물질 배출 기준 위반으로 적발됐다. 2015년부터 지난 5년간 여수산단에 위치한 기업 공장들이 오염물질 배출기준 위반으로 적발된 건수는 21건에 달했다.

산자위·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 측은 이번 국감에서 결정권을 가진 대표들에게 책임을 묻고 뚜렷한 대책을 요구하겠다는 입장이다. 산자위 소속 이용주 의원실 관계자는 “현재 어떤 방향으로 대책과 방안이 마련되고 있는지는 공장장 수준에서 말해주는 데 한계가 있다고 봤다”며 “결정권을 가진 대표들에게 답을 듣고 싶은 것”이라고 증인 채택 이유를 설명했다.

산자위 국감 뒤 오는 7일 환노위가 여수지역 5개사 공장장을 국감에서 증인으로 채택해 질의에 나설 예정이다.

이밖에도 이번 국감에서는 ESS 화재에 대한 논의도 다뤄질 예정이다. 산자위는 오는 7일 국감에 신학철 부회장과 임영호 삼성SDI 부사장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지난 2017년 8월부터 올해 5월까지 23건의 ESS 화재가 발생하자 산업통상자원부가 조사에 착수했다. 하지만 명확한 책임 소재를 밝히기 어렵다는 결론 후 지난 6월 정부가 고강도 안전강화 대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최근에도 연이어 3건의 화재가 발생하는 등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

다만 국감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시하는 의견도 나온다. 국감 자리에서 뚜렷한 대책을 내놓기 어렵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우선 국회에서 증인 채택을 했으니 질의에 응답하는 정도일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도 “ESS는 정부에서도 이미 조사를 마친 상태라 국감에서 어떤 내용이 나올지 모르겠다”고 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