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원 한라그룹 회장, 창립 57주년 맞아 '사람 중심 변화' 약속
2019-09-30 17:39
“사람이 핵심자본입니다.”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이 창립 57주년 하루 앞둔 30일 임직원들에게 보낸 핵심 메시지다.
자동차업황 악화 등 최근 대내외 불확실성의 증가로 회사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사람을 바탕으로 극복하겠다는 결의를 표출한 것이다. 앞서 지난 6월 핵심 계열사인 자동차부품업체 만도의 ‘창사 첫 희망퇴직’ 같은 일을 다시는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로도 풀이된다.
정 회장은 이날 자사 홈페이지에 올린 창립 기념사를 통해 “지금까지 경영을 해오며 지금처럼 사람에 대한 중요성을 절실하게 생각한 적이 없었다”며 “기업의 핵심은 결국 사람이며, 기업의 진정한 가치를 평가하는 기본적인 척도”라고 역설했다.
그는 같은 이유로 인재 육성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정 회장은 “영입된 인재의 육성을 위해 우리 나름대로 좋은 생각과 행동의 기준을 만들고 함께 공유하고 실천해야 한다”며 “이는 건강하고 바람직한 기업문화를 가꾸는 일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를 ‘한라인’이라 칭하고 구체적인 조직 성장의 실천 덕목도 제시했다. △간절한 자세 △투명성 △민첩함 △창의성 △합력정신 등이다.
정 회장은 “앞서 언급한 다섯 가지 소양들에 대해 여러분들이 적극 동의하고 실천해야 한다”며 “회사도 사람에 대한 철학과 전략을 보다 진취적으로 바꾸겠다”고 약속했다.
실제 한라그룹은 서로 격려하고 협력하는 문화를 만들어내기 위해 글로벌 업체의 도움을 받아 ‘인사 혁신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은 본인도 앞장서서 변화할 것을 다짐했다. 조직의 견인차인 리더들에게 존경받는 리더십이 없다면 성취도 발전도 어렵다고 본 것이다.
그는 “좋은 리더는 늘 솔선수범한다”며 “저부터 많이 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임원과 중간관리자 등 리더들의 환골탈태도 중요하다”며 “회사와 구성원이 필요성을 공감하고 우리 스스로가 조직을 올바르게 가꿔보겠다는 치열한 사명감이 있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 회장은 리더들을 위한 덕목도 하나하나 짚어줬다. △솔선수범 △방향과 목표 제시 △외부 지향·현장 우선 △소통과 교류 △적극적인 후배양성 △정도경영 등이다.
그는 이와 같은 사람을 중심으로 한 변화는 위기를 기회로 바꿀 것이라고 자신했다.
정 회장은“고난을 이겨내는 방법은 어떻게 보면 단순하다”며 “현재의 기본적인 바탕을 견고하게 만들고, 위험 요인들을 부단히 제거하며, 우리의 장래를 풍부하게 해 줄 ‘새로운 뭔가(Something New)’를 부지런히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라그룹은 정 회장의 아버지인 고(故) 정인영 창업회장이 1962년 10월 1일 세운 현대양행을 시발점으로 하고 있다. 한때 재계 12위(자산규모 기준)까지 올랐지만 외환위기 이후 부침을 거듭하며, 올해 49위를 점하고 있다. 정 회장은 만도를 중심으로 과거 위상을 되찾는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