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엔 엔화를 사라?

2019-09-30 15:20
올해 말 엔화, 달러 대비 3% 상승 전망

세계 경제를 둘러싼 리스크(위험 요인)가 이어지면서 올해 4분기에는 대표적인 안전자산 엔화의 상승세가 두드러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블룸버그가 외환 애널리스트들을 상대로 한 조사에 따르면 올해 말 10개 주요 통화 가운데 엔화가 미국 달러를 상대로 가장 큰 폭의 오름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됐다. 10개 통화는 엔, 유로, 영국 파운드, 캐나다 달러, 호주 달러, 스위스 프랑, 노르웨이 크로네, 뉴질랜드 달러, 덴마크 크로네, 스웨덴 크로나다.

애널리스트들은 올해 말엔 엔·달러 환율이 지금보다 3% 가까이 떨어져(엔화 상승) 105엔 수준을 가리킬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시간 30일 오후 현재엔 107.84엔을 가리키고 있다. 엔은 올해 들어 달러 대비 2% 가까이 올랐다.


 

엔·달러 환율 1년 추이 [인베스팅스닷컴]


한스 레데커 모건스탠리 외환 전략부 대표는 "글로벌 환경이 '불안정한 평형' 상태에 있기 때문에 앞으로 변동성과 위험자산의 하락을 야기할 수 있다"며 "이런 상황은 엔화를 밀어올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불안정한 평형은 현재는 균형을 유지하고 있지만 작은 충격에도 균형이 크게 무너질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특히 모건스탠리는 엔화를 무척 낙관적으로 보면서 올해 말 엔·달러 환율이 101엔을 가리킬 것으로 예상했다. 앞으로 3개월 안에 엔이 달러 대비 6% 더 오를 수 있다고 본 것이다. BNP파리바는 올해 말 엔·달러 환율 전망치를 102엔으로 제시했다.

마이크 리델 알리안츠글로벌인베스터스 펀드매니저는 엔화 매수를 권고하면서 "세계 경제가 1년~1년 반 안에 침체에 빠질 위험이 50%를 넘었다. 이럴 땐 리스크 헷지를 고려하게 되는데 엔화 같은 안전자산 통화를 본다. 이들 통화는 경제 위기나 침체 시마다 큰 폭의 상승을 나타낼 것이다"라고 말했다.

일본은행이 연내 통화부양책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엔화 오름세에 큰 걸림돌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미 일본 기준금리가 마이너스인 데다가 채권매입도 계속하고 있기 때문에 여타 중앙은행에 비해 부양 여력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시장은 일본은행이 연내 기준금리 0.1%포인트 인하와 내년에 한 차례 추가 인하를 점치고 있다. 

다만 24조3000억엔(약 270조원)어치 일본 국채가 연내 만기가 도래한다는 점은 일시적으로 엔화에 하방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상환된 자금이 해외자산에 재투자되면 엔화 매도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