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그시절 아시나요?" 올해도 뉴트로는 계속된다

2019-09-30 07:38
전통 살리면서도 젊은 세대 눈에 맞춘 현대적 해석

‘브랜드 빅로고가 박힌 티셔츠, 통바지 같은 곡선형 바지, 화려한 프린트가 들어간 어글리슈즈.’ 올해도 지난해에 이어 ‘뉴트로(New-tro)’ 열풍이 계속된다. 뉴트로란 ‘새로움(new)’과 ‘복고(retro)’를 합친 신조어로 직접 겪어보지 않은 과거를 요즘 방식으로 즐기는 것을 뜻한다.

이번 가을·겨울(F/W) 패션업계의 가장 큰 화두는 ‘전통과 현대적 감각의 조화’다. 패션업계는 기존 복고에 현대적 감각을 더해 젊은 세대의 마음을 흔들고 있다.

창립 73주년이 된 토종브랜드 BYC가 대표적이다. 먼 옛날 ‘아빠양말’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백양’표 하얀 양말을 현대판으로 재해석 해 내놨다. BYC 백양 73주년 기념팩 양말세트는 1000세트 한정판매 제품으로 빨간색, 하얀색, 회색 3종으로 구성했다.

BYC 백양 73주년 기념팩 양말세트. [사진=BYC]

패키지 디자인부터 뉴트로 감성이 물씬 풍긴다. 스트라이프 외케이스는 우편봉투를 모티브로 어린시절로 돌아가 양말을 신고 정답게 이야기하는 느낌을 주고자 했다. 편지지를 연상케 하는 3개의 소케이스는 정겨운 동네 풍경을 담아 레트로와 뉴트로의 경계를 일러스트로 디자인했다.

BYC 관계자는 “창립 73주년을 맞아, 트랜드에 민감한 밀레니얼 세대는 물론 중,장년층까지 모두 즐길 수 있는 양말을 제작하게 됐다”며 “BYC 백양 73주년 기념팩으로 뉴트로 패션을 멋있게 완성해보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패션브랜드 FRJ(에프알제이)는 뉴트로 트렌드에 빠진 2030세대의 마음을 얻기 위해 서울의 옛 정취가 느껴지는 을지로 ‘만선호프’와 컬래버레이션 한정판 패키지를 출시했다. 을지로의 핫플레이스로 불리는 노가리 골목 만선호프는 활기찬 분위기와 맛있고 저렴한 안주가 특징으로 30대 직장인들뿐만 아니라 20대들에게 힙지로(새롭고 개성이 강하다는 뜻의 영어 단어 ‘힙’과 을지로의 합성어)라 불리며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이번에 공개되는 콜라보 패키지는 티셔츠와 함께 키치한 굿즈 상품들을 더해 특별함을 배가 시켰다. 한정판 티셔츠는 만선호프의 초성을 딴 ‘ㅁㅅㅎㅍ’가 빅로고로 새겨져 복고적인 느낌과 유머러스한 디자인이 돋보인다. FRJ 마케팅 담당자는 “콜라보는 협업 브랜드와 시너지 효과는 물론 소비자들에게 흥미와 호기심을 불러일으켜 빠른 시간에 효과적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쌓을 수 있다” 며 “복고를 새롭게 즐길 줄 하는 젊은 고객층들을 위하여 만선호프와 콜라보를 준비했으니 흥미롭게 봐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왼쪽부터 밀레 ‘부탄 GR BOA’, 아디다스 오리지널스 ‘오즈위고’, 뉴발란스 ‘990 v5’[사진=각 사]

이번 시즌 신발도 뉴트로를 입었다. 브랜드 헤리티지가 담긴 클래식 디자인을 그대로 복각하면서 기능적으로 한층 업그레이드된 제품들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뉴발란스는 오랜 기간 동안 사랑받아 온 브랜드 대표 모델 990의 5번째 버전 ‘990 v5’를 출시했다. 990은 1000점 만점에 990점이라는 의미로 이름 지어진 모델로서, 뉴발란스의 장인 정신을 바탕으로 미국 현지에서 수작업을 통해 제작되고 있다. 990 v5는 TPU 파워 스트랩, 오소라이트 인서트, 모던한 뱃지 등의 디테일 요소를 추가해 브랜드 대표모델의 완성도를 높였다. 아울러 프리미엄 누벅 가죽과 미니멀한 어퍼 디자인으로 현대적인 감성을 더했다.

아디다스 오리지널스는 1990년대 감성을 담은 러닝화 ‘오즈위고’를 출시했다. 오즈위고는 1998년 출시되었던 러닝화 ‘오즈위고3’의 재탄생으로 90년대 당시 아디다스의 DNA라 할 수는 혁신적인 기술 아디프린 쿠셔닝과 미래적인 디자인을 담아 재해석했다. 

밀레는 1995년 첫 출시 후 25년간 브랜드를 대표하는 글로벌 등산화 모델로 사랑받아온 ‘부탄’을 복각해 2019년형 ‘부탄 GR BOA’를 출시했다. 듀얼 보아 다이얼를 장착, 아래쪽에 위치한 다이얼(보아 L6)이 발등을 잡아주고 위쪽에 위치한 또 다른 다이얼(보아 M4)이 발목을 한 번 더 정밀하게 피팅해줘 착용 시 발과 신발이 하나가 되는 압도적인 착용감을 제공한다. 

송선근 밀레 용품기획부 부장은 “복각 제품은 과거의 히트 상품 고유의 멋을 이어가면서도 트렌드를 놓치지 않는 장점이 있다”며 “최신의 기술로 제품을 재해석하며 소비자에게 레트로 무드 이상의 만족감을 전해주는 것이 인기의 비결”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