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스캔들 내부고발장 공개 파문...트럼프, 법적대응 시사
2019-09-27 08:05
트럼프, 정보 건넨 정부 당국자 색출 나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탄핵 추진을 촉발한 미국 정보당국 내부고발자의 고발장이 공개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통화에서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한 수사를 종용했을 뿐 아니라 백악관이 이 통화내용을 은폐하려 한 정황이 담긴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예상된다. 뉴욕 유엔총회를 마치고 워싱턴DC로 돌아온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을 향해 강력 투쟁을 호소하는 한편 법적 대응에 나설 뜻을 시사했다.
로이터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날 공개된 9장 분량 고발장은 미국 정부 당국자들로부터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대선에 외세를 끌어들이기 위해 대통령직을 이용한다는 정보를 받았다고 적시했다. 고발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행위가 심각한 권력남용이자 법 위반이며, 미국 국가안보에 위험을 제기하고 외세의 선거 개입을 막기 위한 정부의 노력을 방해하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고발장은 백악관 당국자들이 이 전화통화 내용이 공개될 경우 논란이 될 것을 우려해 통화내용을 민감한 기밀 정보를 저장하는 국가안보회의(NSC) 관할의 별도 시스템으로 옮겨 은폐를 시도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거칠게 반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민주당이 자신의 탄핵 조사를 진행하는 것에 대해 '최대 사기'라고 맹비난했다. 또 "함께 뭉쳐서 승부를 보고 강력히 싸우라, 공화당원들. 나라가 위태롭다!"라며 공화당에 강력 투쟁을 호소했다.
워싱턴에서 기자들을 만나서도 그는 민주당이 내년 대선에서 질 것이라는 불안감에 탄핵 조사를 시작한 것이라며 불을 뿜었다. 그러면서 "중단시킬 방법이 있을 것이다. 아마 법원을 통해 법적으로"라며 탄핵 조사 중단을 위한 소송 가능성을 거론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내부고발자에 정보를 넘겨준 정부 당국자 색출에 나섰다는 소식도 나왔다. LA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누가 그 내부고발자에게 그 정보를 줬는지 알고 싶다. 그건 스파이나 마찬가지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내부고발자는 한때 백악관에서 근무했다가 정보기관으로 복귀한 CIA 요원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하원 정보위원회가 조지프 매과이어 국가정보국(DNI) 국장대행을 상대로 진행한 청문회에 대해선 "또 다른 마녀사냥"이라면서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청문회에 참석한 매과이어 대행은 "내부고발자가 옳은 일을 했다고 생각한다. 미국이 직면한 최대 도전은 선거 제도의 무결성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밝히며, 우크라이나의 도움을 받으려 한 트럼프 대통령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