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독도는 우리 땅" 의미 담긴 '제100회 전국체전' 특별 채화
2019-09-26 11:28
같은 날 판문점, 마라도에서도 일제히 성화 붙여
독도-판문점-마라도-마니산 성화, 29일 서울서 합화
독도-판문점-마라도-마니산 성화, 29일 서울서 합화
제100회 전국체육대회를 여드레 앞둔 26일 독도의 날씨는 쾌청하고 온화했다. 이곳 독도에서 이번 전국체전 개최를 알리는 성화가 타올랐다. 전국체전 성화 채화가 독도에서 이루어진 것은 지난 2004년 이후 15년만에 처음이다.
그러나 이날 독도의 날씨과 자연에 대한 감상은 15년 전 전국체전 채화 때와 다를 수밖에 없다. 최근 일본 내에서 독도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데다, 한국에 대한 일본의 경제 보복으로 한일관계가 최악의 긴장상태에 있기 때문이다.
26일 이른 아침 울릉군 행정선에서 선착장에 내리자마자 야트막하고 맑은 바다와 돌섬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파도가 거세지 않고 잔잔하게 부서져 "채화하기 좋은 날씨"라는 감상이 터져나왔다. 바닷물은 새벽 어스름에 불꽃처럼 오묘한 색을 내다가 동도 계단을 다 올랐을 때쯤 푸른빛으로 바뀌었다.
이날 동도 계단을 올라 헬기장에 도착한 서울시, 울릉군 관계자들은 '제100회 전국체전'을 위한 특별 채화를 준비하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인사말을 전한 김병수 울릉군수는 "특별 채화식 장소로 독도를 선택한 이유가 있느냐"는 물음에 "독도가 품고 있는 연료 등 수자원을 놓고 일본과 대치하고 있지 않으냐"며 "독도가 우리나라 땅임을 확실히 알리기 위해 (서울시가) 이곳을 선택한 것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독도 특별 채화는 ▲연날리기 준비(6:00) ▲연날리기 퍼포먼스(6:30~7:00) ▲김생환 서울시의회 부의장 채화 선언문 낭독(7:00~7:01) ▲김병수 울릉군수 인사말(7:01~7:02) ▲부의장 및 울릉군수 채화(7:02~7:04) ▲부의장 및 군수>단장>첫 주자(7:04~7:06) ▲주자 출발(7:06~7:15) ▲성화불꽃 안전램프 보관(7:15~) 등 순으로 이뤄졌다.
김 군수는 "최근 일본에서 아무런 이유 없이 경제를 어렵게 하고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 주장하고 있다"며 "제100회 전국체전을 통해 우리 국민 모두 하나된다면 이 같은 시련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 부의장과 김 군수는 나란히 서서 태양열 수집기를 통해 채화한 후 짧은 포토타임을 가졌다. 성화봉에 성화가 쉬이 옮겨붙지 않아 당초보다 일정은 조금 지연됐다. 채화식이 끝난 후 김 부의장과 김 군수는 1번 주자인 허원석 경비대장에 불꽃을 넘겼다. 허 대장은 불꽃을 태양열 발전소 앞에 서 있던 2번 주자 오요셉 경비대원에 전달했다. 오 대원은 나머지 계단을 씩씩하게 걸어내려와 "전국체전, 독도경비대 파이팅"을 외쳤다.
특별 채화 이후 울릉군 관음도로 자리를 옮긴 김 군수는 성화를 봉송하며 보행 전용 연도교를 건넜다. 연도교에 오르기 전 나무데크 계단에서 한 군민으로부터 성화봉을 건네받았다.
이들 성화는 전국을 순회한 뒤 29일 서울에 입성, 합화식을 가진다. 성화는 이후 올림픽공원 평화의 문에서 채화된 전국장애인체전 성화와 함께 서울로 7017, 돈의문 박물관마을, 광화문광장, 서울 지하철, 밤도깨비 야시장 등 서울명소를 순회한 후 10월 4일 잠실주경기장에 입성한다.
성화 봉송주자로는 스포츠스타, 외국인, 장애인 등 각계각층 약 1100명(비장애인 840명·장애인 260명)이 나섰다.
이처럼 전국체전을 기념해 전국 각지에서 성화 붙이기가 이뤄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존에는 대한체육회 지정 공식 성화채화장소인 마니산에서만 채화가 진행됐다.
제100회 전국체전은 10월 4일부터 10일까지 잠실주경기장 등 72개 경기장에서 47개 종목의 경기가 열린다. 17개 시·도 선수단과 18개 해외동포 선수단 등 3만여명이 참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