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최고 갑부인 리카싱이 투자해 화제를 모은 중국 전기차 업체 FDG가 최근 파산 신청을 했다. 미래 자동차 산업의 유니콘으로 각광받던 중국 전기차 기업들 실적 부진에 시달리게 되면서 중국 내에서 '전기차 버블(거품)' 붕괴 우려가 일고 있다. 

2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콩 최대 부동산 재벌인 청쿵그룹 리카싱 회장은 지난 주말 FDG에 대한 파산을 신청했다.

리카싱은 2015년 이 회사 주식 7억4300만주를 3억4180만 홍콩달러(약 521억2792만원)에 매입했다. 전체 주식의 2.1%를 가진 그는 FDG의 4대 주주다. FDG의 경영 실적은 이후 부진을 면치 못했다. FDG는 지난 3월 말 끝난 2018회계연도에 약 20억 홍콩달러, 2017회계연도에는 22억 홍콩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홍콩증시에 상장된 FDG의 주가는 올해 들어 전날까지 73% 떨어졌다.

FDG는 2건의 은행 대출 원리금도 상환하지 못해 은행 측과 부채를 주식으로 전환하기 위해 협상 중이며, 중국 정부에 이미 도움을 요청한 상황이라고 SCMP는 전했다. 

FDG뿐만 아니라 '중국판 테슬라'로 불리는 중국 전기자동차 업체 니오(Nio)도 최근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니오는 2분기에 26억 위안(약 4372억6800만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창업자 리빈이 2014년 이 회사를 세운 후 누적 손실액은 57억 달러(약 6조8132억1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IT(정보기술) 공룡 텐센트로부터 투자를 받은 니오는 세련된 디자인의 자동차를 만들어내며 '중국판 테슬라'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과도한 투자, 판매부진, 대규모 리콜 등으로 부침을 겪고 있다. 1년 전만 해도 119억 달러였던 회사의 시가총액은 74% 급감했다.

FDG의 파산 신청과 니오의 실적 부진은 중국 전기차 시장의 거품 붕괴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면 파산하는 전기차 업체가 급증할 것이라는 전망도 쏟아진다.

  중국은 오늘날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으로 부상했다. 지난해 중국 내 전기차 판매량은 110만여대로 전 세계 판매량 198만여대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중국 전기차 판매량은 2025년에는 779만대까지 고속성장할 것으로 추정됐다.

하지만 중국 정부의 단계적인 보조금 감축 정책으로 올해 초 전기차 한 대당 6만 위안(약 1000만원)이었던 보조금 지원이 내년에는 완전히 중단될 것으로 보이자, 급성장을 거듭하던 중국 전기차 시장에 '빨간불'이 켜졌다. 설상가상 미국과의 무역전쟁에 따른 경기하강 등이 겹치면서 지난 7월 중국 내 전기차 판매량은 작년 동월 대비 4.7% 감소했고, 8월에는 그 폭이 16%로 확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