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온전략 구사하는 북미...협상재개 수싸움 본격화
2019-09-20 07:56
이달 하순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 임박...미국 북한에 압박-유화 제스쳐로 강온전략
신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지명된 로버트 오브라이언...매파로 이데올리 존 볼튼과 유사
북미 신경전 계속되면 남측만 끼인 신세...안전보장 협상 재개되면 한국 타격
신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지명된 로버트 오브라이언...매파로 이데올리 존 볼튼과 유사
북미 신경전 계속되면 남측만 끼인 신세...안전보장 협상 재개되면 한국 타격
미국이 9월 하순 열릴 것으로 전망되는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을 앞두고 대화에 우호적인 태도를 보이는 동시에 대북제재와 완전한 비핵화(CVID) 원칙을 다시 강조하면서 '강온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북한 역시 미국에 '안전보장'과 '제재해제'라는 새로운 계산법을 요구하고 있다. 비핵화 간극이 여전한 북미가 수싸움을 본격화하면서 한국의 입장만 점점 난처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9일 외교가에 따르면 데이비드 스틸웰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이날 미 상원 외교위 청문회에 출석해 북한의 핵무기 생산과 관련해 "북한이 여전히 핵무기를 생산하고 있다고 추정한다"면서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가 미국의 정책이며, 이것은 절대적" 이라고 답했다.
스틸웰 차관보의 CVID 언급은 북·미실무협상이 임박한 상황에서 나온 미 정부 고위관계자의 발언이라 주목된다. CVID는 '선(先) 핵폐기, 후(後) 보상'의 리비아식 해법으로, 트럼프 행정부 인사들이 주로 언급해온 FFVD(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보다 강도가 높은 개념이다. 북한은 미국의 CVID 주장에 대해 패전국에게만 하는 '항복 요구'라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6일 북한에 억류됐다가 의식불명 사태로 돌아온 뒤 숨진 오토 웜비어 부모와 함께 만찬을 한데 이어 최근 경질한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후임으로 인질담당 대통령 특사로 활동한 로버트 오브라이언을 발탁했다. 신임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북핵 문제를 다룬 경험은 없지만 해외에 피랍된 미국인을 석방하는데 톡톡한 역할을 한 인물로 알려졌다.
미국 사정에 정통한 한 외교관은 "오브라이언은 매우 사교·외교적인 사람이지만 외교·안보이슈에서는 기본적으로 매파 성향"이라며 "존 볼턴보다는 덜하지만 이데올로기적으로는 그와 매우 비슷하기 때문에 중국과 북한, 이란 등에 강경대응을 주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오브라이언은 대북문제를 다뤄본 경험이 없기 때문에 자신의 생각이 서기 전까지는 서포트하는 역할에 머물 것"이라면서 "당분간은 폼페이오 장관이 주도하는 현 틀이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북·미가 본격적인 대화를 앞두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협상이 재개다면 한국의 입장이 난처해질 수 밖에 없다고 분석하고 있다.
국가안보전략원 관계자는 "미국은 북한이 주장하는 '새 계산법'을 제제완화보다 안전보장으로 해석하고 있고, 북한고 이를 알고 있다"며 "북한이 '통미봉남'을 통해 남측을 배제하는 상황에서 미국과 비핵화 상응조치로 안전보장 방안을 협상하면 한국의 국방중기계획이 타격받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런 엄중한 상황에서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북·미 실무협상에서 다룰 의제를 집중적으로 논의하기 위해 이날 미국으로 향했다. 이 본부장은 오는 22일까지 워싱턴 D.C.에서 머문뒤 유엔 총회가 열리는 미국 뉴욕으로 이동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회담 결과를 보고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