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승주 前장관 "지소미아 중단, 잘못된 선택…한미 간 불신·오해 일으켜"
2019-09-19 11:37
전 주한미국대사를 지낸 한승주 전 외교부장관이 19일 "지소미아(GSOMIA, 한·일 정보보호협정)를 중단한 것은 잘못된 선택"이라고 말했다.
한 전 장관은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격변하는 동북아 지정학 속의 한미동맹과 그 진로' 세미나에서 "일본의 반한조치에 대응해 일본에 불이익을 줘야 된다고 결정한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그 수단으로 지소미아를 중단한 것은 잘못된 선택"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한미간의 불신 또는 오해가 될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지소미아를 유지하는 것이 국익에 위배된다는 명분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소미아가 미국을 개입시키고 일본의 양보를 얻어내는 지렛대로 쓴다는 판단은 오판이다. 그 역효과만 크다고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한 전 장관은 "미국은 지소미아 중단이 주한미군의 위협을 증대시켰다고 생각하면서 불평하고 있다. 앞으로 방위비 분담금 증액의 불씨가 될 수 있다"며 "미국에는 우리 정부가 중국에 편향됐다는 잘못된 시그널을 주고 일본에는 보복조치의 명분을 제공했다"고 했다.
아울러 "지소미아 중단은 중국과 북한에는 환영할만한 일이지만 미국에는 상당히 부정적 메시지를 주는 결정"이라며 "미국에 일본은 굿보이, 한국은 트러블 메이커라는 이미지를 부각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한 전 장관은 "미국의 오해와 분노를 풀어야 한다. 이를 위해선 저를 포함해서 학계에 있는 여러 전문가들의 지원과 협조가 필요하다"며 "주미 대사의 대미 외교가 그만큼 험난해질 것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날 세미나는 국회 외교안보 싱크탱크인 한국외교안보포럼 주최로 열렸다. 포럼의 회장인 이수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차기 주미대사로 내정되면서 같은당 원혜영 의원이 이날 회장 자리를 물려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