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는 ‘지속가능 패션’(하)] 파타고니아가 쏘아올린 공, 불황에도 매출 ‘쑥’

2019-09-18 16:00
美 아웃도어 파타고니아, 윤리적 생산·재활용 소재로 인기
국내 패션 대기업 LF·삼성물산 패션도 지속가능 패션 관심
헌옷 가져오면 새옷 주는 등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기도

지속가능한 패션 트렌드가 전세계를 강타하면서 주목받지 못했던 지속가능한 패션업체의 매출은 급상승하고 있으며, 패션업계는 친환경이란 가치의 소비를 넘어 스타일을 더해주는 제품을 속속 출시하고 나섰다.

미국 아웃도어 브랜드 ‘파타고니아’는 지속가능한 패션을 선도하고 있다. 윤리적으로 생산된 재활용 소재를 활용해 미국에서 오랜 기간 대표적인 지속가능한 패션 브랜드로 인정받아 왔다. 특히, 최근 패션 브랜드 ‘애버레인’, 신발 브랜드 ‘올버즈’와 함께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국내에서도 마찬가지다. 1984년도부터 꾸준히 판매하고 있는 플리스 재킷 ‘레트로-X’는 지난 3일 국내 백화점 주요 매장에서 판매를 시작하자마자 품절 사태를 빚었다. 마니아층이 늘어난 덕분에 파타고니아코리아의 성장세는 가팔라졌다. 이날 금융감독원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파타고니아코리아의 올해 매출(2018년5월1일~2019년4월30일)은 지난해(234억원) 같은 기간 보다 38% 증가한 323억원, 영업이익은 147% 증가한 74억원을 기록했다.

친환경 마케팅은 물론 소량씩 풀려 소비심리를 자극하는 게 인기 비결이다. 파타고니아 관계자는 “글로벌 제품 출시 일정 및 선적 상황에 따라 국내 입고가 진행되기에 내부에서 출시 일정을 의도적으로 조율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어 “과도한 소비를 지양하는 브랜드 철학에 따라 반드시 인기 상품이라고 생산량을 늘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같은 맥락에서 파타고니아는 이번 시즌 재활용 한 폴리에스터·나일론·울 소재로 만든 플리스 재킷 신제품을 출시할 예정이지만 주력 홍보 품목에서 제외했다.

 

파타고니아코리아에서 판매하는 플리스 재킷 ‘레트로-X’. [사진=파타고니아코리아]

국내에서는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코오롱FnC)이 2012년 업사이클링 브랜드 ‘래;코드’를 론칭해 운영하고 있다. 자연을 위한 순환을 만들고 낭비가 아닌 가치 있는 소비를 제안하는 브랜드로 패션 그 이상의 문화를 소비자와 공유한다는 취지다. 래코드는 재료에 따라 인벤토리, 밀리터리, 인더스트리얼 등 총 3가지 라인을 전개하고 있다. 인벤토리 라인은 코오롱스포츠를 포함해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의 다양한 브랜드의 3년차 재고를 활용하고 밀리터리 라인은 텐트나 군복, 낙하산 등을 소재로 활용하고 있다. 또한 인더스트리얼 라인은 자동차 에어백 등 산업소재를 적용한다.

LF 브랜드 헤지스 레이디스는 최근 친환경 소재를 사용한 에코풀 라인을 내놓았다. 원단 생산 시 솔벤트 재사용 및 친환경 발수제 활용을 통해 물과 에너지 자원을 절약하고 이산화탄소를 배출을 절감하는 친환경 공정을 거쳤다. 에코풀 트렌치코트는 한 벌당 1.5ℓ 페트병 약 30개를 재활용한 폴리 소재를 적용했다. 셔츠는 친환경 공법으로 재배한 유칼립투스 나무 셀룰로오스에서 얻은 ‘마이크로 텐셀’을 사용했다.

국내 아웃도어 부문 1위인 노스페이스의 신제품인 ‘씽크 그린 플리스 재킷’도 지속가능한 패션을 실천한 제품이다. 제품 한 벌 기준 약 50개의 페트병을 재활용했다. 한국녹색구매네트워크의 ‘2019 소비자가 직접 뽑은 올해의 녹색상품’에 선정되기도 했다.

지속가능한 패션은 브랜드 마케팅의 주요 수단이 되기도 한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에서 운영하는 빈폴은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업사이클링 자전거 행사를 지난달 개최했다. 충주 탄금호에 방문하는 방문객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서울 시내에서 수거한 버려진 자전거 36대를 고쳐 기부했다. ‘오래 입을 수 있는 옷’을 만들자는 빈폴 브랜드 철학을 담은 것. 박남영 빈폴사업부장(상무)은 “빈폴은 지속 가능성을 모토로 ‘바이크 위 라이크’ 캠페인을 릴레이로 이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스웨덴 SPA(제조·유통 일괄형 패션) 브랜드 H&M은 헌옷을 주면 4만원 이상 구매시 사용할 수 있는 5000원 바우처 2장을 증정하는 친환경 행사 ‘가먼트 콜렉팅 위크’를 진행 중이다. 수거된 제품은 전부 재착용·재사용·재활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