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의무사용 중도해지 위약금도 부가세 대상'

2019-09-18 14:08
이미 할인받은 돈을 물어주는 것... 결국엔 서비스 이용 대가

휴대폰 의무사용 약정을 위반했을 때 물리는 위약금도 부가가치세 대상이라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KT가 분당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부가가치세 경정거부처분 취소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고 18일 밝혔다.

위약금은 서비스의 대가가 아니어서 부가가치세 대상이 아니지만 일정기간 사용을 조건으로 할인해 줬던 금액을 되돌려 받는 것인 경우에는 통상의 ‘위약금’과는 성격이 달라지기 때문에 부가가치세 대상이 된다는 판단이다.

대법원은 "부가가치세는 재화·용역 대가에 부과되는 세금이어서 원칙적으로 위약금이나 손해배상금 등은 해당 안 된다"면서도 "위약금 실질이 재화·용역 공급과 대가관계에 있다면 부가가치세 과세표준에 포함된다"고 밝혔다.

“선택 요금제를 일정 기간 이용하는 조건으로 요금 등을 할인하는 대신, 중도해지 시 기존 할인받은 금액 일부를 반환하는 의무사용약정을 체결”한 것이기 때문에 “중도해지를 해제조건으로 한 조건부 할인”이라는 것이 대법원의 설명이다.

결국 "위약금은 (고객이)할인받았던 금액을 (중도해지를 이유로)되돌려주는 것"이어서 통신서비스의 대가인 만큼 "명목이 위약금이더라도 실제로는 재화·용역 공급에 대한 대가"라고 판단했다.

KT는 세무당국이 2011년 2기분~2014년 1기분 매출에 부과한 부가가치세가 잘못됐다며 위약금 부분을 제외하고 부가세를 책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분당세무서는 위약금도 용역 공급 대가이므로 부가가치세 과세 대상이라며 이를 거부했고, KT는 불복해 이 소송을 제기했다.

앞서 1·2심은 "재화·용역에 대한 공급 대가가 아닌 계약 위반 이용자들로부터 받은 위약금으로, 부가세 과세대상이 아니다"라며 KT 손을 들어줬다.

[자료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