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발달에도 여전히 원시적인…’현대에 비춰보는 중세’ 미술 전시

2019-09-17 16:05
아트선재센터 11월 17일까지 ‘나는너를중세의미래한다1’ 기획전

윌 베네딕트 & 스테펜 요르겐센, '모든 출혈은 결국엔 멈춘다', 3D 프린트, 마네킹, 오디오와 영상 반복, 혼합 재료, 2019[아트선재센터]

현대에 비춰보는 중세의 의미라는 질문을 던지는 전시가 열린다.

아트선재센터는 덴마크 쿤스트할오르후스와 협력해 18일부터 11월 17일까지 기획전 ‘나는너를중세의미래한다1’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 기획은 쿤스트할오르후스 예술감독으로 내년 부산비엔날레 전시감독으로 선정된 야콥 파브리시우스가 담당했다. 이번 전시는 덴마크에서 열렸던 세 번의 전시에 이어지는 전시로 총 10편이 계획돼 있다. 이번 전시에는 강정석, 이미래, 최고은, 최윤 등 국내외 작가 20명이 참여해 영상, 설치, 드로잉 등 다양한 작업 등을 선보인다.

파브리시우스 예술감독은 “과거를 캡처해 자유롭게 생각해보자는 취지에서 전시를 기획했다”며 “현대에 들어와 기술은 고도로 발전했지만 여전히 인명 살상을 위해 드론 등 고도의 기술을 써서 사람을 죽이는 원시적인 일이 여전히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셸 마이네셰 한센의 설치 작업은 영국의 철학자이자 미래주의자인 막스 모어와 자살한 노르웨이 메탈밴드 리드 싱어 올린의 목소리를 활용해 괴기한 소리가 반복적으로 흘러나오는 방을 만들어 영생과 죽음 등 어두운 중세와 연관되는 분위기를 자아낸다.

최고은의 포토샵 작업을 프린팅해 붙인 창문작업은 인어공주와 성모 마리아, 선녀와 나무꾼의 스토리를 차용해 여성의 지위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 최윤은 ‘너와 나의 서울 중세’에서 서울의 한강공원에서 중세 검술을 익히는 수련자들과 판교 테크노밸리에서 근무하는 게임 캐릭터 디자이너가 등장하는 영상을 통해 중세와 현재의 연결 고리가 무엇인지 묻는다. 이미래의 작업은 기괴한 분위기를 자아내면서 돌아가는 가운데 액체를 지속적으로 흘리는 설치물로 생물체처럼 작동한다.

게르하르트 노르드스트롬은 93세로 올해 작고한 스웨덴 작가로 베트남전에서 사망한 베트남인의총상과 상해를 보여주는 드로잉을 선보인다. 오바르타시는 덴마크어로 ‘바보들의 머리’라는 뜻으로 정신질환으로 일생의 대부분을 정신병원에서 보낸 루이스 마르쿠센의 작가명으로 외계인 등을 묘사한 수백장의 드로잉 등을 남겨 일부 작업들이 소개된다.

아니아라 오만은 바이오플라스틱, 실리콘 등으로 만든 사람, 사이보그, 혼종의 얼굴 등과 얼굴이 씌어진 바닥을 기어다니는 로봇청소기를 선보였다. 웰 베네딕트와 스페텐 요르겐센은 반인간, 반달팽이의 얼굴을 한 마네킹과 영상 작업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