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안착' 위한 은행의 새 전략… 해외서도 비대면 강화

2019-09-18 05:00

주요 은행들이 글로벌 진출 안착을 위해 모바일뱅킹 고도화 작업에 나섰다. 그간 영업 기반을 다지는 데 집중했다면, 이제는 비대면 채널을 강화해 오프라인 영업망의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방글라데시·인도·인도네시아 등 진출국 고객이 비대면으로 신용대출을 받거나 예금 등 금융상품에 가입할 수 있는 모바일뱅킹 앱 고도화 작업에 착수했다. 모바일 이용률이 높은 동남아시아 디지털 금융 시장을 선점해 리테일 영업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모바일 전용 신용대출 출시에 중점을 두고 있다. 동남아 시장은 비대면 채널 인프라가 부족해 블루오션으로 꼽히지만 신용정보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탓에 신용대출 상품을 내놓기 어려웠다. 우리은행은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이를 극복할 계획이다.

이 외에도 스마트폰을 흔들어 거래할 수 있는 '모션뱅킹' 등의 특화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연내 베트남에서 관련 서비스를 선보인 후 내년 상반기 다른 국가에도 도입할 예정이다.

신한은행은 지난 6일 인도네시아에서 '쏠(SOL)'의 두 번째 해외버전인 '쏠 인도네시아'를 출시했다.

신한은행은 이 앱에 화상통화로 본인 확인을 하고 계좌 개설이 가능한 '비대면 계좌신규' 서비스를 조만간 선보일 계획이다. 인도네시아의 느린 모바일 네트워크 속도를 극복하기 위해 앱 구동 및 거래 속도 향상을 위한 기술도 고도화한다.

KEB하나은행은 자사의 글로벌 통합 모바일 결제 플랫폼인 GLN(Global Loyalty Network) 서비스 대상 지역을 확대한다. GLN은 하나금융의 통합 멤버스 '하나멤버스'를 해외 주요 국가에서 결제할 수 있도록 한 앱이다.

지난 4월 대만과 이달 초 태국에 GLN을 활용한 결제 시스템을 도입했으며, 연내 베트남·싱가포르에도 확대 적용할 예정이다.

KB국민은행 역시 지난달 말 '리브 KB 캄보디아'에 QR코드를 활용한 간편송금 기능을 새로 추가하는 등 앱 고도화 작업을 마쳤다.

은행권 관계자는 "그동안 은행의 해외진출 전략은 현지에 영업점을 늘려 해외 영업 기반을 다지는 것이었지만, 오프라인 영업망으론 시장 영향력을 확대하는데 한계가 있다"며 "각국에 특화한 서비스를 내세워 고객을 유치하는 방식으로 글로벌 진출 전략이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