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둔화에 수요 부진" 중국 집값 상승률 10개월래 '최저'

2019-09-17 14:48
8월 신규주택 가격 전년同比 8.8%↑…10개월래 최저 상승률
강도높은 규제에 경기둔화까지 겹쳐…가격 인하 나선 건설업체들
中지도부 "부동산으로 경기부양 안해" 방침 확고

중국의 8월 신규 주택가격 상승률이 10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중국 주요 70개 도시 신규주택 가격 데이터를 기반으로 로이터 통신이 집계한 바에 따르면 중국의 지난 8월 신규주택 가격이 전년 동기 대비 8.8% 상승, 47개월째 오름세를 이어갔다.

다만 상승폭으로는 지난해 10월(8.6%) 이후 10개월 만의 최저 수준이다. 앞서 전달인 7월의 전년 동기 대비 신규주택 가격 상승률은 9.7%였다. 

전월 대비 신규주택 가격도 0.5% 상승, 7월의 상승률인 0.6%보다 0.1% 포인트(P) 둔화했다. 상승폭으로는 지난 2월(0.5%) 이후 최저치를 보인 것이다. 다만 중국 신규주택 가격은 전월 대비 52개월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70개 주요도시 중 전달 대비 신규주택 가격이 상승한 도시는 55곳으로, 7월의 60곳에서 5곳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정부의 1년여 넘게 이어진 강도 높은 규제책에 경기 둔화까지 겹치며 전반적인 주택 구매수요가 꺾인 데 따른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이에 따라 일부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집값 인하에 나서면서 전체적으로 집값 상승률이 둔화한 것이다.  

중국 월별 신규주택 가격 상승률.[사진=트레이딩이코노믹스, 단위:%(전년동월대비)]


최근 시장에선 미·중 무역전쟁 장기화로 경기 하방 압력에 직면한 중국 정부가 부동산 규제 고삐를 푸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도 흘러나왔다.

하지만 수십 년간 이어진 부동산 경기 호황으로 중국내 집값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가계부채가 급증한 상태다. 부동산 거품 우려가 큰 만큼, 중국 지도부로선 부동산 규제 고삐를 풀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지난 7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주재로 열린 당중앙 정치국회의에서도 부동산으로 경기를 부양하지 않겠다는 신호를 강력히 내비쳤다. 

한편 중국내 도시 별로 부동산 경기는 차이를 보였다. 대체적으로 1·2선 도시 집값은 상승폭이 적은 반면, 3·4선 도시 집값 상승폭이 컸다. 구체적으로 베이징·상하이·광저우·선전 등 1선 도시 신규주택 가격이 전달 대비 0.3% 상승했다. 2선 도시와 3선도시 신규주택 가격은 각각 0.5%, 0.7%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광시자치구 난닝 신규주택 가격이 전달 대비 2.3% 상승하며 최대 상승폭을 보였다. 네이멍구 후허하오터(2.2%), 허베이성 탕산(1.9%) 신규주택 가격도 크게 올랐다. 반면, 광둥성 사오관(-0.9%), 쓰촨성 루저우(-0.5%), 신장 우루무치(-0.4%) 신규주택 가격 낙폭은 컸다. 
 

중국 윈난성 쿤밍에서 인부들이 한 아파트 건설 공사장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