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경절 앞두고 개항하는 베이징 다싱 신공항 ‘이모저모’
2019-09-14 04:00
홍콩 섬 절반 크기 규모…동북아 허브공항 야심
외계 불가사리 외관…전통 ‘사합원’에서 모티브
지문·안면 인식만으로 여객기 탑승…하이테크 기술 구현
'면세쇼핑 천국' 기대감....베이징 수도권 ‘교통허브’ 도약
외계 불가사리 외관…전통 ‘사합원’에서 모티브
지문·안면 인식만으로 여객기 탑승…하이테크 기술 구현
'면세쇼핑 천국' 기대감....베이징 수도권 ‘교통허브’ 도약
“단일 공항으론 세계 최대 규모, 외계 불가사리처럼 생긴 외관, 베이징의 새로운 교통허브...”
오는 30일 정식 개항하는 중국 베이징 신(新)공항, 다싱(大興) 국제공항 이야기다. 10월 1일 중화인민공화국 수립 70주년 기념일인 국경절을 하루 앞두고 개항하는 다싱 국제공항을 통해 중국은 그간의 발전상과 위용을 과시한다는 계획이다.
중국민항국은 지난 9일 기자회견을 통해 신공항 준비 막바지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으며, 15일 이전 개항 준비를 마칠 것이라고 밝혔다.
민항국에 따르면 다싱 국제공항은 5만여 명의 승객과 402대 항공기, 3만2900여개 수하물로 모두 6차례 시뮬레이션을 마쳤다.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남쪽으로 46㎞ 떨어진 다싱구에 위치한 다싱 국제공항은 단일 규모로는 세계 최대다. 다싱 국제공항의 이모저모를 살펴본다.
◆홍콩 섬 절반 크기의 어마어마한 규모…동북아 허브공항 야심
우선 공항 규모가 어마어마하다. 전체 공항 부지는 47㎢로, 홍콩 섬의 절반 크기다. 단일 규모로는 세계 최대인 103만㎡ 면적의 공항터미널과 환승센터, 종합서비스 및 주차건물 등을 갖췄다. 메인 터미널의 거대한 철골 구조 지붕의 면적만 18만㎡에 달한다. 신공항을 짓는 데 든 비용은 800억 위안(약 13조4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사실 중국이 수도 베이징에 공항을 새로 지은 건 베이징 서우두 국제공항이 제3터미널까지 증설했지만 연간 1억명이 넘는 여객량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다싱 국제공항 개항으로 서우두 국제공항의 고질적인 항공편 이착륙 지연 문제도 해소될 전망이다.
◆외계 불가사리 외관…전통 ‘사합원’에서 모티브
'6개' 팔이 달린 거대한 외계 불가사리, 신공항에 붙여진 별명이다. 중앙 원형을 중심으로 여섯 개의 방향으로 뻗어있는 독특한 외관 때문이다.
다싱 국제공항은 이라크 출신의 세계적인 건축가 자하 하디드가 설계한 최초의 공항이다. 한국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를 설계하기도 한 하디드는 실험적이고 공격적인 곡선미를 자랑하는 작품으로 유명하다. 건축계 노벨상으로 통하는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최초 여성 건축가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는 신공항 개항을 보지 못하고 2016년 사망했다.
하디드는 중국의 전통 건축양식인 사합원(四合院)에서 모티브를 얻어 신공항을 설계했다. 사합원은 중앙의 마당을 둘러싸고 사방이 'ㅁ'형태로 둘러싸인 건축 양식이다.
이를 통해 승객들의 동선을 최대한 짧게 단축시킨 게 특징이다. 탑승동 중앙에서 제일 먼 탑승구까지 거리는 600m로, 8분 이내 도달할 수 있다.
◆지문·안면 인식만으로 여객기 탑승…하이테크 기술 선보여
다싱 국제공항엔 여러 가지 하이테크 신기술을 구현해 승객들의 안전과 편의를 최대한 고려했다. 400여대 자동 체크인과 자동 수화물 위탁기기를 구비해 자동화율을 80%까지 높였다. 승객들이 탑승수속에 걸리는 시간은 10분 이내다.
보안검사에도 인공지능(AI), 안면인식 기술을 적용해 시간당 평균 260명 승객이 보안검색대를 통과할 수 있도록 효율성을 높였다. 보안검사 시간을 기존보다 40% 이상 단축한 셈이다. 또 여객기 탑승수속도 모두 전자화해 여권, 탑승권을 제시할 필요 없이 지문 인식만으로도 통과할 수 있도록 했다.
다싱 국제공항은 중국 최초로 자동 주차시스템을 시험 운영하는 공항이 될 전망이다. 운전자가 차를 세워놓기만 하면 로봇이 차를 이동시켜 빈 자리에 가져다 놓는 방식이다. 이밖에 공항 터미널에는 10개의 휴머노이드 로봇을 배치해 승객들의 안내 등을 담당하게 된다.
◆“누가 입주하나···” 면세쇼핑 천국 기대감
세계 최대 규모의 신공항에 입주할 항공사에도 관심이 쏠린다.
중국 민항국에 따르면 중국 3대 국유 항공사 중 남방항공과 동방항공이 신공항에 본거지를 두게 된다. 나머지 다른 국유항공사인 중국국제항공은 기존 서우두 국제공항을 본거지로 그대로 사용한다. 화물 전용항공사인 중국우정항공 이외 나머지 중국 국적 항공사는 베이징 서우두국제공항과 다싱 국제공항, 둘 중 한 곳에만 입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머지 홍콩·마카오·대만 항공사나 외국 항공사는 원하면 두 곳에 모두 입주할 수 있다. 특히 세계 최대 공항인만큼 외국 항공사도 대거 이곳에 입주할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대다수가 당분간 서우두 국제공항에 본거지를 두고, 신공항에서 항공편을 운항하겠지만 브리티시에어웨이처럼 신공항으로 아예 본거지를 옮긴 항공사도 있다고 전했다.
세계 최대 규모 공항답게 이곳에 입주할 면세점, 레스토랑, 호텔 등 면모도 화려할 것으로 예상된다. SCMP 보도에 따르면 중국 면세그룹이 10년 운영권을 따내, 담배 음식 패션 화장품 등을 파는 면세점을 통해 ‘면세 쇼핑천국’을 만들 계획이다.
이외에 화룬그룹이 일반 상점, 레스토랑, 엔터테인먼트 공간, 보육시설, 애완견 호텔 등 나머지 공항 부대시설을 운영할 것으로 알려졌다.
◆“공항철도로 19분만에 도달” 베이징 수도권 ‘교통허브’ 도약
톈안먼 광장에서 약 46㎞ 떨어진 신공항은 기존 서우두 국제공항보다 도심에서 더 멀다. 거리상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6분 30초 간격으로 공항철도가 운행된다. 최고 시속 160㎞로 도심과 공항을 19분에 연결해준다. 또 신공항과 서우두 국제공항, 베이징 기차역을 연결하는 지하철 20호선도 짓고 있다.
중국은 다싱 국제공항을 베이징 톈진 허베이성 수도권 지역을 사통팔달로 연결하는 교통허브, 더 나아가 동북아 허브공항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