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人] 아시아나 눈독 들이는 ‘채형석’을 향한 불안한 시선
2019-09-11 17:45
일감몰아주기 · 횡령 · 가습기살균제 사건 · 정부 규제 등 과제 산적
1960년 8월 13일 서울에서 태어났다. 성균관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보스턴대 경영대학원에서 MBA과정을 마쳤다.
애경산업에 감사로 입시한 그는 이후 애경유지공업 대표, 애경그룹 부회장을 역임했다. 채 부회장은 애경그룹 지주사인 AK홀딩스 대표이사와 그룹 총괄부회장을 맡아 본격적으로 그룹 경영을 주도하고 있다.
채 부회장의 항공업에 대한 애착은 잘 알려져 있다. 그가 항공업에 뛰어든 것은 2006년 제주항공을 설립하면서부터다. 당시 채 부회장은 안팎의 반대를 무릅쓰고 저비용항공시장에 진출했다.
그러나 제주항공은 2006년 6월 첫 취항 이후 5년 내리 적자의 늪에서 허우적댔다. 초기 투자비가 너무 큰 탓이었다. 2009년에는 늘어난 차입금으로 재무구조가 악화됐다. 때문에 그는 제주항공과 면세점 중 하나를 내려놔야하는 상황에 처했다.
채 부회장은 주저 없이 제주항공을 선택했다. 제주항공에 투자할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롯데그룹에 면세점을 매각하는 승부수를 던지며 항공업에 대한 애착을 보였다.
그의 선택은 적중했다. 제주항공은 2011년부터 흑자로 전환해 애경그룹의 대표적 캐시카우(현금 창출원)로 자리잡으며 그가 진두지휘해 거둔 성과로 주목 받았다. 지난해에는 매출 1조2566억원, 영업이익 1023억원(영업이익률 8.1%)을 올렸다.
때문에 채 부회장은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서 가장 적극적인 인수 의지를 표했다. 아시아나항공을 손에 넣게 되면 제주항공과의 시너지 등 항공사업에서 큰 도약의 전기를 마련할 수 있기 때문에 그는 인수작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그러나 애경그룹(자산규모 4조2600억원)의 자금상황이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를 감당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최근 애경그룹은 아시아나항공을 함께 인수할 재무적투자자(FI)로 국내 3대 사모펀드 중 하나인 IMM프라이빗에쿼티(PE) 등과 접촉 중인 것으로 알려져있다. 만약 IMM과 손잡는다면 단숨에 자금력을 확보할 수 있다.
과거 채 부회장은 동생과 매제를 비롯해 전문경영인에게 계열사 경영을 맡기고 굵직한 그룹 현안을 주로 결정하는 경영 스타일을 보여줬다.
그러다 최근 서울 홍익대학교 주변에 새 사옥을 마련하고 ‘제2의 창업’을 내세우고 공격적으로 경영을 추진하면서 ‘조용한 경영자’로 평가돼온 그가 적극적 행보로 전면에 나서고 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불안한 시선을 감추지 못하는 것도 사실이다. 가습기살균제 사건도 그 중 하나다. 가습기살균제를 판매해 막대한 이익을 올렸음에도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에게 제대로 된 사과 한마디 없었다. 이는 애경과 오너일가에 대한 여론의 부정적인 비판을 초래하고 있다.
정부가 규제를 강화하기로 한 일감몰아주기 논란에서도 피해갈 수 없다. 애경의 계열사 AK켐텍 등이 그룹 내부거래를 통해 성장해왔다는 지적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 중 AK켐텍은 지난 4월 생산원료에서 유해물질인 PHMG이 포함됐다는 국제공인시험기관의 성분 분석 결과가 나왔음에도 사과보다는 책임 회피만 하려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또 채 부회장에 대한 도덕성도 문제가 되고 있다. 그는 2008년 12월 회사 돈 수십억원 횡령 혐의로 구속돼 2009년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4년을 받았다. 이후 2010년 8월 광복절 특사로 사면 받았다.
더불어 애경은 올해 공시대상 대기업집단에 지정되면서 공정위 사정권에 들어갔다. 이전보다 11개 더 많은 규제를 적용받게 되는데 성장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애경그룹의 채형석 회장 오너 2세 시대에 불안한 시선을 감추지 못하는 이들이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애경그룹이 갖가지 논란을 딛고 비상할지 지켜볼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