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률 털썩… 코스닥벤처펀드 살아날까

2019-09-13 07:00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정부가 공들여온 코스닥벤처펀드가 저조한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

13일 증권정보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2개 코스닥벤처펀드 수익률은 연초 이후 전날까지 -1.06%를 기록했다. 특히 1년 사이 테마펀드 43개 중 헬스케어(-22.96%)와 ETF(-16.13%) 다음으로 수익률은 -13.05%에 달한다. 같은 기간 코스닥 지수는 23% 넘게 빠졌다.

몸집이 가장 큰 KTB코스닥벤처1호 펀드는 설정 이후 적자를 보고 있다. 12개 공모 펀드 중 설정 후 성과가 가장 부진한 상품은 KB자산운용 코벤펀드다. 부진한 수익률에 이어 올해는 전환사채(CB) 투자 집중으로 인한 후유증까지 겹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최창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닥벤처펀드가 투자 의무 조건을 채우기 위해 코스닥·벤처기업들이 발행한 전환사채를 대거 사들였는데, 경쟁 과열로 제로 금리 채권이 발행되는 등 가격 왜곡이 생겼다"고 했다.

설정액도 같은 기간 2482억원이나 빠져나갔다. 펀드를 처음 내놓은 2018년 4월부터 보면 더 심각하다. 코스닥벤처펀드는 순자산 상품을 출시하자마자 2조원을 넘어섰지만, 이제는 순자산 5116억원으로 줄었다. 이 추세라면 설정액 5000억원 밑으로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중 무역전쟁과 제약·바이오업종의 회계감리 이슈로 코스닥 지수가 하락하면서 설정액과 수익률이 곤두박질쳤다. 출시 첫해 코스닥벤처펀드의 6개월간 평균수익률은 10% 손실을 넘나들었다.

코스닥벤처펀드는 공모주 우선 배정, 소득공제 등의 혜택을 주는 대신 코스닥·벤처 기업에 자산의 50% 이상을 넣도록 한 펀드다. 내년 안에만 가입하면 10%까지 소득공제(한도 300만원) 혜택을 준다.

최창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닥벤처펀드는 IPO 우선배정과 소득공제로 빠르게 설정액이 증가했다"고 했다. 그는 "지난해 수익률은 시장 부진과 바이오업종의 침체와 맞물리면서 부진을 면치 못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