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보니] 백화점 선물 포장코너도 ‘친환경’…대세는 ‘보자기’, 고급스러움 더해

2019-09-12 12:12
롯데百·신세계百서 '재활용 가능한' 보자기 인기...받는이 맞춤형 가성비 포장도 각광

올해 추석선물 포장도 ‘친환경’이 대세다. 가장 인기 있는 포장재는 다름아닌 우리 조상의 지혜가 담긴 ‘보자기’였다. 

10일 오후 서울 중구의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 내 선물 포장코너를 찾았다. 이들 백화점 선물포장 코너는 사측에서 운영하는 곳이 아니라 별도의 자영업자가 임대를 받아 운영되고 있다.

비단 설, 추석 등 명절기간 선물세트 외에도 백화점에서 상품을 구매한 소비자들이 가족이나 친지, 지인에게 선물을 주면서 보다 제품의 품격을 더하기 위해 찾는 곳이다.
 

지난 10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 포장코너에서는 주문 받은 상품을 포장하고 있다.[사진=조아라 기자]

롯데백화점 포장 코너에 들어서자 알록달록한 색의 보자기로 감싼 상품들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보자기로 상품 전체를 감싸고, 긴 머리를 꼬아놓은 것처럼 리본 끈 대신 보자기 천으로 마무리돼 있었다. 일반 상점에서 선물 포장 시 흔히 사용하던 종이나 비닐포장지와 확실히 느낌이 고급스러웠다.

신세계백화점 포장 코너 역시 '린넨' 소재로 된 보자기를 이용한 포장이 인기였다. 빨갛고 파란 원색 계통이 아닌 파스텔톤으로 된 린넨 보자기는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더했다. 

보통 보자기는 주로 버섯이나 산삼 등 식품 선물세트를 포장하는 데 많이 사용된다. 그런데 식품의 경우, 소비자들에게 상품의 신선도를 보여주기 위해 눈에 투명한 랩으로 포장한다. 이 때문에 다른 것과 차별화하고, 고급스러움을 더하기 위해 명절을 앞두고 식품류를 구매해 이곳에서 포장을 해, 품격을 더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롯데백화점 본점 지하 1층에서 선물 포장코너를 운영하는 이명선씨는 "보자기로 상품을 포장하면 기존 상품이 가지고 있는 가치에 고급스러움이 더해진다”고 말했다.

보자기는 친환경 포장재로 새삼 주목받고 있다. 실제로 한번 사용된 보자기는 다른 상품 포장시 재사용하거나 인테리어나 패션 아이템으로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종이로 된 포장지는 선물을 개봉할 때 손상되기 때문에 재사용이 쉽지 않다. 신세계백화점 포장 코너의 조남주 매니저는 "친환경이 대세다 보니 최근에는 재활용이 가능한 보자기 포장이 인기”라고 말했다.

이 외에도 보자기는 종이나 비닐 포장지보다 형태 변화가 자유로워 포장할 상품의 모양이나 크기에 구애받지 않는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이 많이 찾고 있다고 귀뜸했다.
 

지난 10일 오후,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본점 포장코너에는 종이상자와 리본 끈 등이 진열돼 있다.[사진=조아라 기자]


최근에는 가성비와 합리적인 소비를 추구하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선물 받는 이의 개인 맞춤형 포장도 인기다. 일부 소비자들은 낱개로 상품을 구매한 뒤 이곳 백화점 선물 포장코너에 들러 '나만의 선물 세트'를 만들기도 한다. 

롯데백화점 포장 코너에서는 소비자가 낱개로 구매해 온 화장품을 상자 한 개에 담는 경우가 잦다. 롯데백화점의 이명선씨는 “화장품의 경우, 인기 있는 브랜드의 단품을 여러개 구매해 하나의 상자에 넣어 포장하면 새로운 선물세트가 된다”면서 “받는 이에게 꼭 필요한 상품을 훨씬 더 품위있게 만들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