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카드론 늘리고 연체율도 상승

2019-09-09 17:18
금감원, 신용카드사 상반기 실적 발표

올해 상반기 신용카드사의 연체율이 상승했다. 카드사들이 수익성 확보를 위해 카드론 영업을 늘렸기 때문이다. 경기 악화로 서민들이 빚을 못 갚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9일 금감원에 따르면 6월 말 8개 카드사 연체율은 1.61%로 전년 동월 말(1.47%)에 비해 0.14%포인트 상승했다. 일시불·할부 등 신용판매 부문의 연체율은 0.82%인 반면 카드 대출 연체율이 2.56%다.

현금서비스와 카드론 등 카드대출 연체율은 지난 2017년 2.27%에서 지난해 2.44%로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이처럼 연체율이 증가하고 있지만 카드사들은 카드론을 오히려 늘리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상반기 카드론 이용액은 23조원으로 전년 동기(22조7000억원)에 비해 1.3%(3000억원) 증가했고, 카드사들이 카드론으로 벌어들인 수익은 전년 동기에 비해 3.7%(686억원) 증가했다.

카드론은 현금서비스와 달리 카드사에서 회원의 신용도·이용실적에 따라 부여하며 평균 금리가 연 14~15%로 수익성이 높은 상품이다.

다만 리스크 관리를 위해 현금서비스는 줄이고 있다. 올해 상반기 현금서비스 이용액은 전년 동기(30조2000억원) 보다 3%(9000억원) 줄어든 29조3000억원이다.

카드사들은 수익성을 보전하기 위해 카드론을 늘릴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카드론 수익 증가분은 가맹점 수수료 인하에 따른 수익 감소분(134억원) 보다 5배가량 많은 수준이다.

더욱이 카드론은 제1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지 못하는 저신용자들이 주로 이용한다는 점에서 우려가 나온다. 

서지용 상명대 교수는 이날 “카드론 이용 차주들은 리스크가 높은 고객이기 때문에 금융당국에서 카드사에 금리를 낮추라고만 하면 아예 대출을 못 하게 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면서 “정부가 보증료 부과로 이들의 신용도를 보강해 카드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서 교수는 “정부는 중금리 대출의 최고금리를 14.5%로 일률적으로 낮출게 아니라 카드사마다 실제 자금조달 비용 등을 따져 차별적으로 적용해 활성화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자료=금융감독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