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정권수립 71주년 기념…김정은 대남·대외 메시지 발산할까?

2019-09-05 15:49
통일부, 북한 정권수립일 9·9절 행사 전망…평년 수준으로 진행
김정은 위원장 동선, 행사규모, 대외 메시지 표출 주목

[사진=AP·연합뉴스]


통일부는 북한이 오는 9일 정권수립 71주년 기념일(9·9절)을 맞아 평년 수준의 행사를 진행할 것으로 전망했다.

5일 통일부 당국자는 기자들과 만나 "올해 9.9절 행사는 비(非)정주년(5·10년 단위로 꺾어지지 않는 해)인 만큼 평년 수준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정주년이 아니기 때문에 열병식은 개최되지 않을 것으로 보이고, 중앙보고대회와 연회 등의 개최여부를 살펴보면 될 것 같다"고 했다.

북한은 1948년 김일성을 내각 수상으로 하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수립된 9월 9일을 정권수립일로 지정해 매년 기념하고 있다.

통일부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권 후 북한은 지난 2013년(65주년)과 2018년(70주년) 각각 성대한 9.9절 행사를 치렀다.

정권수립 70주년을 맞는 지난해에는 리잔수(栗戰書) 중국 전국인민대표회의 상무위원장 등 고위급 인사를 대거 초청하고 중앙보고대회와 열병식, 군중시위, 연회, 대집단체조 '빛나는 조국' 공연 등 성대한 행사를 치렀다.

그러나 비정주년에는 열병식과 군중시위, 김 위원장의 공개활동 없이 중앙보고대회와 연회 위주로 비교적 소규모로 진행했다.

북한의 6차 핵실험 직후였던 2017년 9·9절에는 정권수립 기념행사 대신 핵실험 축하 연회와 공연 등이 치러졌다.

통일부는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이 지연되고 있고, 남북관계도 지난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신통치 않은 상황인 만큼 북한이 정권 수립일을 기념해 대남 혹은 대외 메시지를 표출할지도 주목하고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김 위원장의 동선, 주요행사 참석 여부, 대남 메시지 등을 보고 있다"며 "정권수립일이라서 체제 정통성, 김정은 위원장의 지도력 부각 등 체제 결속 (내용) 위주로 행사가 진행될 듯하다"고 말했다.

한편, 통일부 당국자는 최근 방북한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김 위원장을 만나지 않고 귀국한 사안과 관련해 과거에도 방북한 중국 외교부장이 북한 최고지도자를 만나지 않은 사례가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좀 더 파악이 필요하다"고 즉답을 피했다.

이날 북한 노동신문은 지난 2일~4일 방북한 왕이 국무위원이 리수용 북한 노동당 당 국제담당 부위원장을 만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인사를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전달해달라고 부탁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왕이 국무위원과 김 위원장의 만남이 성사되지 않았다는 관측이 나왔다.

과거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김 위원장 등 역대 북한 최고지도자들은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이나 외교부장이 방북했을 때 접견을 해왔기 때문에 이번에 면담이 불발된 것은 다소 이례적이란 분석이 나온다.

다만 통일부 당국자는 "단순히 팩트(방북한 중국 고위급이 북한 최고지도자를 만났는지에 대한)로만 본다면 과거에도 만남이 불발된 적이 있다"면서 "1999년 10월 탕자쉬안(唐家璇) 당시 중국 외교부장이 방북했을 때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났다는 보도가 없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