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케인 도리안 피해 속속 드러나..최소 5명 사망
2019-09-03 08:18
바하마 쑥대밭..피해 규모 늘어날 듯
미국 남동부 초비상..100만명 대피령
트럼프 어김없는 '휴일 골프' 도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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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허리케인 도리안이 카리브해 섬나라 바하마를 휩쓴 뒤 미국 남동부를 향하는 가운데, 도리안으로 인한 피해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사망자가 최소 5명에 이른다고 뉴욕타임스(NYT) 등 주요 외신이 전했다. 여기에는 8살 아이가 포함된 것으로 전해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건물 지붕과 자동차가 강풍에 날아가고 마을이 물에 잠기고 정전이 발생하는 등의 피해도 확인됐다. 통신이 끊기면서 외부 연락이 어려운 곳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최대 1만3000채 가옥이 심하게 파손됐을 것이라는 국제적십자사 추산도 나왔다.
전날 최고 시속 297㎞의 '역대급' 강풍과 함께 바하마에 상륙한 도리안은 아바코섬과 그레이트아바코섬 등 바하마 일대를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도리안의 위력은 역대 허리케인 중 두 번째이자, 육지를 강타한 허리케인 중엔 최강이었다.
허버트 미니스 바하마 총리는 아바코섬 피해 보고서를 확인한 뒤 트위터를 통해 "이런 피해는 유례없는 일"이라면서 "집중해야 하는 건 구조와 복구, 기도"라고 말했다.
바하마 인구 37만 명 중 약 10만 명이 아바코섬에 살고 있다. 주민 대부분이 도리안의 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피해 집계가 본격화하면 피해 규모도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또 바하마 국제공항 활주로가 물에 잠기고 대형호텔 일부도 피해를 입으면서 바하마 국내총생산(GDP)의 절반을 기여하는 관광업에 파장이 예상된다고 앤드류 스태너스 애버딘스탠다드인베스트먼트 애널리스트는 지적했다.
미국 국립허리케인센터(NHC)에 따르면 도리안은 2일 허리케인 최고 등급인 5등급에서 4등급으로 한 단계 약화했지만 여전히 위력적인 강풍과 해일을 동반하며 서서히 미국 남동부 해안으로 접근하고 있다.
NHC는 세력이 약해졌지만 도리안은 "여전히 무척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도리안 영향권에 들 것으로 예상되는 미국 플로리다, 노스·사우스 캐롤라이나, 조지아 등 미국 남동부 지역에선 주민 100만 명에 대피령이 떨어지는 등 초비상이 걸렸다.
로이터에 따르면 플로리다 최대 공항인 올랜도국제공항은 3일 오전 2시부터 운영을 중단하기로 했다. 올랜도 디즈니랜드도 3일 조기 폐장한다. 2~3일 결항 항공편은 1300편을 넘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플로리다, 조지아,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이에 따라 연방재난관리청(FEMA)은 재난에 필요한 장비와 자원을 식별해 제공할 수 있다. 연방정부가 직접 지원하는 비상 보호 조치에는 연방 기금이 75% 제공된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2일 노동절에 '휴일 골프'를 즐겨 도마에 올랐다. CNN은 '트럼프, 허리케인 도리안이 미국을 위협하는 가운데 골프치러 가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역대급 재난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버지니아주 스털링에 있는 트럼프 내셔널 골프 클럽을 찾았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