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500대 기업, 'IT 약진' '車·가전 고전'…화웨이 순위 상승

2019-09-02 13:12
전자상거래 성장세, 알리·텐센트 순위 올라
자동차·가전, 무역전쟁·경기침체 여파 하락
美 제재 화웨이·하이센스 애국 소비에 선방

[사진=바이두 캡처]


올해 중국의 재계 순위는 공룡 국유기업들이 상위권을 독식한 가운데 정보통신(IT) 분야 민영기업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미·중 무역전쟁 장기화에 따른 경기 침체로 자동차와 가전 업계는 직격탄을 맞았다. 반면 미국의 직접적인 제재 대상이 된 화웨이와 하이센스 등은 선방했다는 평가다.

2일 관영 경제일보 등에 따르면 중국기업연합회와 중국기업가협회는 전날 '2019 중국 기업 500강' 명단을 발표했다.

중국석유화공그룹(시노펙)과 중국석유천연가스그룹(페트로차이나)이 1~2위에 올랐고, 지난해 1위였던 국가전력망공사(스테이트 그리드)는 3위로 떨어졌다.

이밖에 공상·건설·중국은행 등 국유 은행과 중국철도공정그룹, 차이나모바일 등 대형 국유기업이 상위권을 형성했다.

미·중 무역전쟁을 상징하는 기업이 된 화웨이는 16위에서 15위로 한 계단 올라섰다. 또 폐쇄회로TV(CCTV)를 생산하는 세계 최대 보안장비 업체 하이센스 역시 147위에서 146위로 상승했다.

두 기업은 트럼프 행정부의 제재 대상이 돼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중국 내 '애국 소비'의 영향으로 매출이 오히려 늘었다.

민영기업 중에서는 IT 대기업들의 순위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의 성장세에 힘입은 결과다.

알리바바는 69위에서 45위로 순위를 끌어올렸고 텐센트는 75위에서 60위로, 샤오미는 142위에서 113위로 상승했다. 반면 BAT(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의 한 축인 바이두는 실적 부진에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에도 실패하면서 195위에서 237위로 미끄러졌다.

중국 경기 침체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든 자동차와 가전 업체들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최대 자동차 기업인 상하이자동차가 8위에서 9위로 하락했고 둥펑자동차(15위→20위), 광저우자동차(45위→48위), 창청자동차(168위→195위) 등도 순위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현대차의 중국 내 합작 파트너인 베이징자동차는 31위로 순위 변동이 없었다. 신재생에너지 보급 정책의 수혜 기업인 비야디(BYD)는 155위에서 142위로 올라섰다.

가전 업체의 경우 하이얼이 74위에서 79위로, 메이디가 73위에서 80위로, TCL이 144위에서 164위로 하락했다.

중국 500대 기업의 총 매출액(지난해 기준)은 79조1000억 위안(약 1경3372조원)으로 전년 대비 11.14% 증가했다. 자산 총액은 299조1500억 위안(약 5경565조원)으로 9.08% 늘었다.

중국 500대 기업의 총 매출액과 자산 총액은 각각 미국 500대 기업의 87.1%와 89.5% 수준까지 확대됐다.

지역별로는 베이징에 본사를 둔 기업이 100곳이었고 이어 광둥성(57개), 산둥성(50개), 장쑤성(49개), 저장성(43개) 등의 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