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년만의 괴물급 허리케인 '도리안' 북상에 美 플로리다 '비상'

2019-08-31 15:38
두번째로 높은 4등급으로 세력 확장…2~3일 플로리다 상륙 예상
트럼프 대통령 플로리다주 '비상사태' 선포…주민 대피령도

미국 플로리다주(州)로 향해 북상하고 있는 괴물급 허리케인 도리안이 세력을 키우고 있는 가운데, 태풍 영향권 안에 든 바하마와 미국 플로리다 등지엔 비상이 걸렸다.

30일(현지시각) A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국립허리케인센터(NHC)는 도리안이 대서양의 높은 수온을 만나 세력이 계속 강해져 최대 시속 255㎞의 강풍을 동반한 4등급으로 확장했다며 내달 1일 바하마를 거쳐 2∼3일께 미국 플로리다 반도에 상륙할 것으로 예보했다.

허리케인은 1∼5등급으로 나뉘며 숫자가 높을수록 위력이 세다. 특히 3등급부터는 메이저급 허리케인에 속하며, 풍속이 시속 157마일(253㎞)을 넘어가면 최고 수준인 5등급으로 분류된다. 외신들은 도리안이 1992년 허리케인 '앤드루' 이후 27년 만에 플로리다 동부 해안을 강타하는 4등급 이상의 '괴물급' 허리케인이 될 수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NHC에 따르면 현지시각으로 오후 11시 도리안이 바하마 북서부에서 동쪽으로 약 375마일(605km)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으며 시속 17㎞ 속도로 플로리다주 북서쪽을 향해 이동 중이다.

초강력 허리케인 영향권에 든 바하마와 미국 플로리다에선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각) 도리안이 플로리다를 강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예정됐던 폴란드 방문 일정을 취소하고 플로리다주 일대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현재 플로리다주 브러바드 카운티와 마틴 카운티는 주민들에겐 의무 대피령이 내렸졌으며 현지 30개 이상의 학교가 내달 3일까지 휴교를 발표했다.

앞서 후버트 미니스 바하마 총리도 "강력하고 생명 위협할 가능성이 큰 허리케인"이라며 피해 우려 지역 주민에게 대피하라고 경고했다. 시티븐 러셀 바하마 국가비상관리국(NEMA) 대위도 "이번 도리안은 재앙적인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아바코와 그랜드 바하마 주민들에게 빨리 허리케인 대비를 할 것을 촉구했다. 아바카와 그랜드 바하마는 바하마 관광산업의 중심이다.


 

허리케인 도리안이 30일(현지시간) 4등급 허리케인으로 세력을 키웠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