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테니스의 간판 정현(세계랭킹 170위)이 US오픈 테니스대회(총상금 5700만 달러) 2회전에서 3시간 22분의 혈투 끝에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정현은 30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의 빌리진 킹 내셔널 테니스센터에서 열린 대회 나흘째 남자 단식 2회전에서 페르난도 베르다스코(34위·스페인)에게 3-2(1-6 2-6 7-5 6-3 7-6<7-3>)로 짜릿한 역전 드라마를 썼다.

정현이 메이저 대회 3회전(32강)에 진출한 것은 2017년 프랑스오픈 3회전, 2018년 호주오픈 4강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정현은 이번 대회 1, 2회전을 모두 5세트 접전 끝에 승리로 장식하며 9월 1일 열릴 3회전에서 강력한 우승후보 라파엘 나달(2위·스페인)과 맞붙는다. 나달은 이날 서나시 코키나키스(203위·호주)와 2회전을 치를 예정이었으나 코키나키스가 기권해 체력 소모 없이 3회전에 진출했다. 정현은 나달과 두 차례 만나 모두 0-2로 졌다.

정현은 1, 2세트를 무기력하게 내주며 패색이 짙었다. 1세트는 1-6, 2세트는 2-6으로 져 일방적인 경기가 펼쳐졌다. 정현이 역전승을 거둘 것이라는 기대도 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정현은 3세트부터 분위기를 바꾸면 반전 드라마를 쓰기 시작했다.

베르다스코가 3세트에서만 실책 21개를 쏟아내며 무너지기 시작했고, 정현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3세트를 7-5로 가져왔다. 기세를 잡은 정현은 4세트에서 베르다스코를 6-3으로 꺾고 마지막 5세트까지 승부를 끌고 갔다.

정현은 5세트에서도 자신의 서브 게임을 먼저 내주는 등 게임 스코어 1-4로 뒤지다 2-5까지 끌려갔다. 하지만 정현은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자신의 서브를 지켜내 3-5로 따라붙은 뒤 베르다스코의 서브 게임까지 잡아 4-5로 만들었다.

게임 스코어 5-6까지 밀린 정현은 자신의 서브 게임에서 매치 포인트 위기를 극복하고 승부를 타이브레이크까지 끌고 갔다. 정현은 타이브레이크에서 초반 5포인트를 연달아 따내 대역전극의 마침표를 찍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