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제재에도 화웨이 2분기 스마트폰 판매량 증가

2019-08-28 09:20
애플과 격차 벌어져...세계 스마트폰 2위 굳히기
중국 내 판매 증가...애국심 고취 영향

미국 정부의 ‘보이콧 정책’에도 불구하고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지난 2분기 스마트폰 매출이 증가했다. 애플과의 격차도 크게 벌리며 세계 스마트폰시장 점유율 2위 자리를 굳혔다.

27일 중국 정보기술(IT) 전문 매체 신랑커지는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를 인용해 지난 2분기 화웨이의 스마트폰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16.5%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에 반해 애플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 감소했다.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위축세에 애플이 직격탄을 맞은 것. 2분기 전 세계 스마트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7% 줄어든 3억6800만대를 기록했다.

화웨이의 2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은 미국의 제재 조치로 화웨이가 입은 타격이 반영된 결과라 더욱 주목된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상무부는 지난 5월 중국 화웨이(계열사 포함)를 거래제한 기업으로 지정했다. 이에 따라 구글·인텔·퀄컴 등 미국의 주요 정보기술(IT) 기업들은 화웨이와 거래 중단을 선언했다. 특히 구글이 화웨이에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관련 지원을 중단하면 화웨이의 스마트폰 사업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웨이의 스마트폰 매출이 증가한 것은 중국 내 매출이 크게 성장한 덕이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애국심에 고취된 중국인들 사이에서 토종 브랜드 선호가 강해진 것이다. 애플 아이폰을 사용하던 많은 이들이 화웨이 스마트폰을 구매하는 현상이 일어나고, ‘애플 불매 운동’과 ‘화웨이로 갈아타기 운동’ 등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신랑커지는 “중국인들의 애국심이 화웨이를 구했다”고 설명했다.

좀 더 저렴한 스마트폰을 선호하는 수요가 오른 점 역시 화웨이 스마트폰 매출을 도왔다. 가트너의 텅 뉴엔 선임 전략가는 "고성능 스마트폰에 대한 수요는 계속해서 저가 스마트폰 수요 대비 떨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신랑커지는 시장 점유율이 하락하고 있는 애플을 지적했다. 애플이 삼성, 화웨이 등 경쟁사에 점유율을 뺏기고 있다며 화웨이를 다시 넘어서려면 꽤 오랜 시간이 걸릴 수도 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