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얼마나 아십니까] 앨범탐구⑥ 외로워도 슬퍼도 울지않는 방탄소년단…'화양연화 pt.2'

2019-08-22 00:00

Q. 다음 문제에 알맞은 답을 적으세요.

1. 방탄소년단의 소속사 이름은 무엇인가?
2. 방탄소년단의 멤버 수는 모두 몇 명인가?
3. 방탄소년단의 멤버 이름을 나열 하시오.


'대세'라고 한다. 모두가 '안다'고 한다. 미국 빌보드 차트를 석권하고 제2의 비틀스라는 평가를 얻으며 세계를 뒤흔든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을 모를 리 없지 않은가! TV만 틀면 방탄소년단에 관한 정보가 쏟아지고 우리 딸이, 우리 아내가, 우리 직원들이 귀에 딱지가 앉도록 찬양하고 부르짖는 그들을 모르는 게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이 세상 모든 '요즘 어른들'에게 다시금 묻겠다. "당신은 정말, BTS를 알고 계신가요?"

알고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면 기본 중의 기본인 위 세 문제를 틀렸을 리가 없다. 방탄소년단의 기본 정보인 세 문항을 틀린 '요즘 어른' 중 '요즘 애들'과 어울리고 싶고, 대화가 필요하며, 시대에 맞춰 '인싸'(무리에 잘 섞여 보는 사람을 뜻하는 유행어)가 되고 싶은 당신을 위해 친절하게도 코너를 준비해보았다. 방탄소년단 멤버별 집중 분석은 물론이고 소속사, 앨범, 팬클럽 등 자잘한 정보까지 모두 모아볼 예정. 그야말로 어른들을 위한 눈높이 맞춤 코너다.

지난 코너가 방탄소년단의 멤버를 차례로 소개, 'BTS 멤버 구분법'을 알리고자 했다면 이번에는 그들의 앨범과 수록곡을 알리는 코너를 준비해보았다. 팬들에게는 방탄소년단의 지난 앨범을 톺아보는 시간을, '요즘 어른들'에게는 방탄소년단의 '띵반'(명품 음반을 뜻하는 신조어)을 알은체 할 수 있도록 돕는 시간이 되겠다.

'화양연화 pt.2' 방탄소년단 [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오늘 소개할 앨범은 청춘 2부작의 두 번째 앨범 '화양연화 pt.2'다. '화양연화 pt.1'으로 청춘의 다양성 즉 찬란함과 위태로움을 노래했다면 '화양연화 pt.2'는 위태로움에도 불구 앞만 보고 달려가는 '에너지'를 표현했다. 방탄소년단은 이 앨범으로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살아가는 또래 음악 팬들에게 청춘의 찬란한 에너지를 전달하고 싶었다고.

팬들이 청춘 2부작인 '화양연화' 시리즈 앨범을 탐내는 건 팬들의 덕심을 자극하는 요소가 곳곳에 숨어있기 때문. 해당 앨범 커버를 연결하면 하나의 그림으로 완성되는 등 탄탄한 구성을 가지고 있다.

또 지난 앨범에 이어 '화양연화 pt.2'도 방탄소년단의 RM, 슈가, 제이홉, V, 정국 등 멤버들이 프로듀싱과 작곡 크레딧에 이름을 올리며 한층 발전된 음악적 성장을 보여줘 눈길을 끈다. 가사는 더욱 깊어지고 노래는 더욱 뜨거워졌다. 빌보드닷컴에서 뽑은 2015년 베스트 케이팝 20 중 3위에 들었다.

'화양연화 pt.2'[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트랙 1. INTRO : Never Mind
▶ '화양연화 pt.2'의 시작을 알리는 인트로 곡으로, 앨범의 중추적인 세계관이 녹아 있다. '화양연화 pt.1' 인트로에 이어 이번에도 슈가가 메인을 맡았다.

지난 인트로에서 소년들이 겪는 혼란과 고민을 표현했다면 이번 인트로에서는 청춘에게 실패와 좌절은 아무것도 아니라며 앞으로 나아가기를 응원한다. 슈가의 자전적 경험담이 녹아있어 더욱 진정성을 더한다고. 특히 실제 방탄소년단 콘서트의 현장음을 사용해 마치 공연장 한가운데에 있는 듯한 감동을 느낄 수 있다.

트랙 02. RUN
▶ 이번 앨범의 타이틀곡으로 동양적 느낌을 자아내는 일렉기타 라인이 인상적이다. '화양연화 pt.1' 타이틀곡이었던 '아이 니드 유(I NEED U)'에서 보여준 아련함과 강렬함을 그대로 이어간다.

앨범의 주제를 관통하는 해당 곡은 연극적 요소가 담긴 안무로 더욱 서정성을 높인다. '화양연화 pt.2'의 콘셉트를 가장 집약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곡으로 랩몬스터와 슈가, V, 정국까지 작곡 크레딧에 이름을 올려 음악적으로 한층 더 성숙해진 면모를 보여준다.

트랙 03. Butterfly
▶ '화양연화 온 스테이지: 프롤로그(on stage : prologue)' 영상에 삽입돼 발매 전부터 폭발적인 반응을 얻은 신곡. 새 앨범 타이틀곡이라는 오해(?)를 받기도 했다. 영상 공개 이후 정식으로 발매된 곡은 약간의 변형을 거처 기타 사운드와 래퍼라인의 랩이 추가 됐다.

특히 엔딩 부분에서 강렬히 뿜어져 나오는 랩몬스터의 랩핑은 가히 압권. 청춘의 혼란스러운 감정이 그대로 담겨 있는 곡으로, 현실이라 믿고 싶은 꿈 속을 헤매는 듯한 이미지를 그려낸다. 여담으로 RM의 랩 가사는 일본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해변의 카프카'에서 따온 것으로 보여진다.

트랙 04. Whalien 52
▶ 제목 '웨일리언(Whailen)'은 고래를 의미하는 '웨일(Whale)'과 외계인을 의미하는 '에일리언(Ailen)'의 합성어다. 실존하는 고래 52 헤르츠 고래를 모티브로 한다. 다른 고래들과 주파수가 달라 소통을 할 수 없다고. '세상에서 가장 외로운 고래'라고 불린다고 한다.

이 곡은 방탄소년단이 느끼는 외로움을 52 헤르츠 고래에 비유, 솔직한 심정을 털어놓는다. 2000년대 초반 힙합의 바이브를 느낄 수 있는 하이피치 보컬 샘플링(high pitch vocal sampling) 기법과 함께 올드스쿨한 리듬소스가 곁들여져 쓸쓸하면서도 아련한 감정을 자아내는 곡으로 탄생했다.

트랙 05. Ma City
▶ '화양연화 pt.1' 수록곡인 '흥탄소년단'의 펑크적인 바이브를 이어나가는 흥겨운 얼터너티브 힙합(Alternative hip hop)곡이다. 자신들의 고향에 대한 이야기를 사투리랩으로 노래한 '팔도강산'을 잇는 고향찬양곡으로, 일산(랩몬스터), 대구(슈가), 부산(지민), 광주(제이홉) 등 멤버들이 나고 자란 도시에 대한 애정과 함께 이제껏 걸어온 현실이라는 흔적에 대한 인식이 담겨 있다.

가장 인상 깊은 대목은 광주 출신 멤버 제이홉의 가사. "날 보려면 시간은 7시 모여 집합, 모두 다 눌러라 062-518"이라는 부분이 팬들 사이에서 화제였다. 5.18 민주화운동과 연관되어 있다는 해석. 또한 '062-518'은 광주의 지역번호와 5월 18일을 합친 것으로 알려져있다.

'화양연화' 시리즈 앨범 커버[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트랙 06. 뱁새
▶ 동양적인 Bell pluck 라인이 인상적인 트랩 장르의 곡으로, 트렌디하면서도 신나는 비트감을 가지고 있어 '화양연화 pt.1' 후속곡이었던 '쩔어'를 연상케 한다. 마냥 즐거운 파티튠의 노래인 듯 하지만, 가사에는 최근 세태에 대한 메시지가 내포되어 있어 자기 세대의 이야기를 하겠다는 방탄소년단의 철학이 담겨 있다.

"They call me 뱁새, 욕봤지 이 세대, 황새 덕에 내 가랑인 탱탱"처럼 라임을 맛깔나게 살려 듣는 재미를 살렸다.

10대를 넘어서 20대 청춘들을 대변하겠다던 방탄소년단의 포부가 녹아있는 곡으로 사회 양극화, 수저계급론, N포세대, 열정페이 등 이 시대 젊은이들이라면 한 번쯤은 공감할 만한 이야기가 담겼다.

트랙 07. SKIT : One night in a strange city
▶ '화양연화 pt.1' 활동을 성공적으로 마친 방탄소년단 멤버들의 소회가 담겨 있다. 장장 11개월에 걸친 월드투어 '2015 BTS LIVE TRILOGY EPISODE II. THE RED BULLET’와 동시에 '화양연화 pt.2' 음반준비에 여념이 없던 지난 여름, 남미투어 마지막 날에 호텔에 모여 나눈 이야기들이 고스란히 수록됐다.

트랙 08. 고엽
▶ 동양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Future R&B곡. 위태로운 사랑을 떨어지는 가을 낙엽에 비유한 '고엽'은 '아이 니드 유'의 스토리와 연장선에 있는 곡이다. '렛 미 노우(Let me know)', '투모로우(Tomorrow)' 등 그 동안 슈가가 프로듀싱해 온 곡들처럼 섬세한 감성의 맥락을 함께 한다. 이 곡은 슈가가 트위터에 초안을 직접 공개한 바 있는데 해당 스케치가 반영돼 완성곡에서도 동양적 색채를 느껴볼 수 있다.

트랙 09. OUTRO : House Of Cards
▶ 이 곡 역시 '화양연화 온 스테이지: 프롤로그'에서 공개됐던 신곡이다. 그 동안 선보인 아웃트로(OUTRO) 중 가장 절제됐지만 감정이 깊은 얼터너티브 알앤비(Alternative R&B)곡으로 지민, 뷔 등 보컬라인들이 돋보인다.

영화 '인셉션'의 삽입곡으로도 잘 알려져 있는 에디트 피아프의 샹송 '난, 아무것도 후회하지 않아요(Non, Je Ne Regrette Rien)'이 샘플링되었다.

'데인저(Danger)'에서부터 시작해 '아이 니드 유' 그리고 이번 앨범까지 이어지고 있는 위태로운 사랑에 대한 노래로, 금방이라도 무너져 내릴 것만 같은 아슬아슬한 관계를 카드로 만든 집에 빗대어 표현하고 있다.

실제 오케스트라 녹음을 진행해 웅장한 느낌을 주며, 후반부로 갈수록 점점 더 화려해지는 연주와 애처로운 보컬라인의 감정이 마지막까지 귀를 뗄 수 없도록 섬세하게 표현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