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찾은 日 시민단체 "반한·반일 아닌 '반아베'로 뭉쳐야"

2019-08-21 10:53
일본 희망연대, 21일 박원순 시장 만나 한일 시민교류 강조

박원순 서울시장과 일본 희망연대 [사진= 연합뉴스]


일본 시민단체 '희망연대'가 최근 한-일관계를 두고 "반한·반일 프레임에 갇히지 말고 '반아베'로 뭉쳐야 한다"고 제안했다.

일본 시민단체 희망연대의 시라이시 다카시 대표, 야마자키 마코토 일본 중의원의원 등 희망연대 회원 14명은 이날 오전 서울시청 시장실에서 박원순 시장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희망연대는 '박원순 서울시장께 한일 시민교류를 추진하는 희망연대로부터의 메시지'라는 이름의 입장문을 낭독해 박 시장에게 전달했다.

시라이시 희망연대 대표는 "화이트 국가 목록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것은 WTO 규약 등 국제법 위반뿐만 아니라 한일 관계를 근본적으로 파괴하려고 하는 일방적이고 비열한 행위"라며 "한일시민연대의 입장에서 지난 8일 다른 8개 단체와 연대해 공동 기자 회견을 열고 일본 정부에 항의 호소를 했다"고 밝혔다.

이어 시라이시 대표는 "한국 시민들은 아베 정권의 의도를 간파하고 '반일'이 아니라 '반아베'를 명확히 내세워 반격하고 있다"며 "한일 정부 관계를 회복하고 새로운 우호를 구축하기 위해서라도 반아베로 뭉쳐 한일 시민 교류와 연대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다카시 대표의 제안에 적극 지지를 표했다. 박 시장은 "한국 시민과 시민사회는 아베 정권의 역사인식과 화이트리스트 배제에 반대하고 강력한 불매운동을 벌이면서도 그것이 일본과 일본인에 대한 반대가 아니고 아베 정권과 부당한 보복조치, 그리고 그 배경이 되는 군국주의 사고방식이 타겟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베 정부의 부당한 경제보복조치는 오랜 시간 많은 위기와 갈등에도 불구하고 평화적이고 상생적으로 발전해온 한일관계를 얼어붙게 만들고 일반적으로 확립된 자유무역의 국제적 질서를 무너뜨리는 것"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한일관계를 회복하고 새로운 우호를 구축하기 위해 반일·반한의 프레임에 갇히지 말고 반아베로 뭉치자는 시라이시 다카시 희망연대 대표의 제안을 적극 지지한다"고 밝혔다.

일본 희망연대는 서울시의 혁신 사례를 보고 배우자는 취지에서 지난해 6월 만들어졌다. 한국의 촛불집회를 소개한 '서울의 시민민주주의-일본의 정치를 바꾸기 위하여'라는 일본어책을 냈다. 이달 8일에는 일본 참의원 회관에서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에 항의하고 서울시민에게 사과 의사를 표명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