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에 선방 '車·유통·통신' 3분기는 방망이 짧게

2019-08-20 19:27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새로 자동차·유통·통신주를 사겠다면 눈높이를 낮추어야겠다. 나머지 업종 실적이 곤두박질쳤던 상반기 깜짝실적을 거두었지만, 3분기 전망은 신중해졌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 조정이나 미·중 무역전쟁은 주식시장 전반적으로 투자심리를 억누르고 있다.

◆"車·통신 방망이 짧게 쥐면 괜찮아"

자동차나 통신주는 큰 욕심만 부리지 않는다면 괜찮은 투자처로 꼽히고 있다.

20일 한국거래소와 상장사협의회에 따르면 코스피 운수장비업종(대장주 현대자동차)이 상반기 거둔 순이익은 1년 만에 46.80% 늘었다. 유통(28.62%)과 통신(8.26%), 서비스(4.86%)도 양호한 성장률을 보여주었다. 반대로 주식시장 전체로 보면 가뭄이 심각했다. 코스피 상장법인 574곳은 상반기 순이익 37조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43% 가까이 줄어들었다.

운수장비와 통신주가 하반기까지 실적을 불리더라도 증가율은 떨어질 것으로 점쳐진다. 전 세계적으로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낮아지고 있어서다. 이경수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운수장비업종에 대해 "완성차업체 실적이 좋아졌고, 신차효과도 이어지고 있다"며 "하반기 실적도 실망스럽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통신주도 방망이를 짧게 쥔다면 나쁘지 않겠다.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는 5세대(5G) 이동통신 가입자를 달마다 60만명가량 늘리고 있다. 전화기를 바꾸는 사람 가운데 5G를 선택하는 비율도 곧 30%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더 많은 통신요금을 받는 5G 수요가 증가해 가입자당평균매출(ARPU)도 3%가량 나아질 것으로 추산됐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통신 3사가 3분기 마케팅 비용을 전 분기보다 2%가량 늘리겠지만, ARPU 개선에 힘입어 이익 증가를 기대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다만, 통신 3사 설비투자가 아직까지 많지 않았다는 점은 염두에 두어야 한다"며 "하반기부터 관련비용이 늘어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경수 센터장은 "통신장비 관련주도 5G 이동통신 확산으로 수혜를 누릴 것"이라고 했다.

◆유통은 '한·일 갈등' 장기화 대비해야

유통이나 서비스업종은 길어지는 '한·일 갈등'에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 벌써 오프라인 할인점 부진이 나타나고 있고, 주력제품 구성 변화에 따른 손실도 보고 있다.

그렇다고 경기 전망이 좋은 것도 아니다. 미국 장·단기 국채 금리가 역전을 되풀이하면서 경기침체 우려를 키우고 있다. 윤영교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주요 기업이 양호한 2분기 실적을 내놓고 있지만, 이런 흐름이 꺾일 거라는 전망도 많아졌다"고 했다.

그나마 미·중 양국이 한동안 분쟁 수위를 낮출 거라는 기대감은 긍정적이다. 윤창용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대립이 임계치를 넘어서면 전 세계 주식시장에도 심각한 타격을 줄 것"이라며 "두 나라가 합의점을 찾을 때까지 적어도 한두 달은 위험관리에 들어갈 수 있다"고 했다.

유통과 서비스 종목 주가가 일찌감치 떨어졌지만, 아직 매수 시기를 점치기는 일러 보인다. 김선미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업가치 매력이 약화되고 있다"며 "3분기 들어서도 불확실성이 줄어들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이경수 센터장은 "서비스는 너무 광범위해 일괄적으로 전망하기 어렵지만, 내수 부진에 영향을 받기는 마찬가지"라며 "하반기 추경과 고용 상황을 지켜보아야 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