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 이상 약물 복용하는 노인 사망위험 25%↑

2019-08-20 13:12
올바른 약물이용지원 강화 필요
전국민 건강보험 빅데이터로 65세 이상 300만명, 5년간 추적

[사진=게티이미지뱅크]

5개 이상 약을 복용하는 노인은 사망위험이 25%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국민건강보험 자료를 이용한 다제약물(Polypharmacy) 복용자의 약물 처방현황과 기저질환 및 예후에 관한 연구’ 결과를 20일 공개했다.

이번 연구는 고령인구와 만성질환, 복합질환 등 증가로 인해 여러 개 약물을 동시에 복용하는 노인이 늘어남에 따라 관련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진행됐다.

공단은 2012년 기준 65세 이상 노인 중 1년 동안 약물처방이 270일 이상이고, 입원이 없는 300만8000명을 분석했다.

그 결과, 5개 이상 다제약물을 처방받은 사람(이하 다제약물군)은 46.6%였다. 다제약물군이 4개 이하의 약물을 처방받은 군(이하 대조군)보다 부적절한 처방을 받은 비율도 33.2%p 더 높았다.

부적절 처방은 대상자가 처방받은 약물에 노인이 피해야 할 약물 또는 특정질환(8개)이 동반된 경우 피해야 할 약물이 있는 경우 등이 속한다.

공단이 대상자를 2013년부터 2017년까지 5년 동안 추적한 결과, 다제약물군은 대조군에 비해 입원‧사망 위험이 각각 18%, 25% 더 높았다.

다제약물군 중에서도 처방약물 개수가 증가할수록 입원‧사망 위험이 높아져 11개 이상 복용군은 2개 이하 복용군보다 입원‧사망위험이 각각 45%, 54%까지 증가했다.

공단은 이 같은 다제약물 복용 부작용을 줄이고자 ‘올바른 약물이용지원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만성질환 범위와 서비스 대상자를 13개 질환, 3000명으로 늘리고, 대상자의 사회‧경제‧임상적 특성을 고려해 우선순위 대상자를 선정하고 있다.

약사 등의 전문가가 대상자를 방문해 약물이용 상태를 점검하고, 약물이용의 개선을 위해 3개월 간 상담을 제공하고 있다.

또 서비스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의사와 약사 간 긴밀한 협업 필요성이 제기됨에 따라 서울시의사회와 업무협약을 체결해 서울시의사회 주도로 의사-약사-공단이 협업하는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오는 9월부터 서울시에서 시범 운영할 계획이다.

강청희 건보공단 급여상임이사는 “이번 연구를 통해 노인환자에서의 빈번한 다제약물 복용은 부적절한 약물사용 빈도를 높이고, 결과적으로 입원 및 사망 위험 증가와 연관성이 있음을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공단은 전문가가 참여하는 올바른 약물이용지원 시범사업을 지속‧확대해 대상자의 건강수준 향상을 위해 노력할 것이며, 특히 올해는 지역의사회가 참여하는 사업이 병행돼 약물이용지원 서비스의 실질적인 개선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당뇨병 등 1개 이상 질환이 있고, 10개 이상의 약물을 복용하는 사람은 지난해 기준 95만명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의 고령화 추세를 고려하면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