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쿡 애플 CEO "관세 안내는 삼성과 경쟁 힘들다"

2019-08-19 08:45
트럼프 "팀 쿡 존경···생각해 보고있다"
관세 면제 등 향후 조치에 이목 집중

애플의 팀 쿡 최고경영자(CEO)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삼성전자와 경쟁 중인 자신들의 처지를 비교하면서 미국의 대(對) 중국 관세 부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고 미 CNBC 방송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BC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지난 16일 쿡 CEO와 저녁식사를 함께 하면서 나눈 얘기를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쿡 CEO가 '삼성은 관세를 내지 않고 있다'고 강력한 주장을 해 생각해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의 중국산 휴대전화 등에 대한 관세부과 계획으로 인해 중국에서 생산하는 애플이 삼성과의 경쟁에서 힘들어진다는 호소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대응책을 검토한다는 것으로 보여 향후 어떤 조치가 나올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쿡 CEO와의 만남에 대한 취재진 질의에 "아주 좋은 만남이었다. 쿡을 많이 존경한다"고 운을 뗀 뒤 "쿡이 관세에 대해 얘기했다"고 전했다.

그는 "쿡이 주장한 것들 중 하나는 삼성은 (애플의) 넘버원 경쟁자이고 삼성은 한국에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에 (미국에 수출할 때) 관세를 내지 않는다는 것"이라면서 "애플로서는 관세를 내지 않는 아주 좋은 회사와 경쟁하면서 관세를 내는 게 힘든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얼마나 좋은 경쟁자인지 물었더니 그가 '우리는 아주 좋은 경쟁자'라고 했다"면서 "그가 아주 강력한 주장을 했다고 보고 그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삼성은 관세를 내지 않는다. 다른 지역에 기반을 두고 있고 주로 한국이기 때문"이라고 같은 주장을 거듭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쿡 CEO의 발언을 전하는 방식이기는 해도 삼성을 직접 거론한 것은 드문 일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애초 9월부터 3000억 달러(약 363조원)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해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가 휴대전화, 랩톱 등 특정 품목에 대해서는 12월 15일까지 부과를 연기했다. 애플은 이로 인해 한숨을 돌리기는 했으나 에어팟과 애플워치 등은 9월 추가관세 대상이고, 휴대전화 등도 12월 15일이 지나면 관세대상이 된다.

따라서 애플이 어려움을 호소한대로 휴대전화 등 특정분야에 대한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면제해주는 방식 등이 검토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경쟁회사의 대미 수출 문턱을 높이는 방안 등도 검토될지 관심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산 부품에 대한 관세를 면제해달라는 애플의 요청을 트윗으로 공개 거부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에서 부품을 만들어라, (그러면) 관세 없다"라고 주장했다. 
 

지난달 10일(현지시간) 미국 아이다호주(州) 선밸리에서 열린 연례 '앨런앤드코 미디어 콘퍼런스'(선밸리 콘퍼런스)에 참석한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