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루브리컨츠 회사채, '불황 發' 금리하락에 수요 폭발할까
2019-08-19 08:14
AA급 이상 우량채 등 안전자산 확보 움직임 강화 전망
1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SK루브리컨츠는 이날 총 2000억원 규모의 공모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 나선다. 트렌치(tranche)는 3년물 700억원, 5년물 500억원, 7년물 500억원, 10년물 300억원으로 구성됐다. 희망금리밴드는 개별민평금리 대비 각각 -0.15~+0.15%p를 가산해 제시했다. 주관업무는 NH투자증권과 SK증권이 공동으로 담당한다.
이번 회사채 가운데 1500억원은 차환자금으로, 나머지 500억원은 SK에너지 등 계열사의 운영자금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은 SK루브리컨츠를 비롯해 SK에너지, SK종합화학, SK트레이딩인터네셔널, SK아이이테크놀로지 등 5개 자회사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다.
◇ 재무·사업 안정성 높아…"시장지배력 기반으로 마진 확보 가능할 것"
SK루브리컨츠는 재무안정성이 우수하다는 평을 받는다. 비록 지난해 정기보수 등으로 투자가 증가하고 고배당 정책이 유지되면서 순차입금이 전년 대비 1251억원 증가한 992억원을 기록했지만, 차입금의존도는 20.4%에 그쳤다. 차입금의존도는 지난 2016년 22.3%, 2017년 16.3% 등 20%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EBITDA 대비 순차입금 비중도 △-0.2배(2016년) △0.0배(2017년) △0.2배(2018년) 등에 그치며 높은 재무완충력을 보이고 있다.
시장지위를 기반으로 사업안정성도 높은 편이다. SK루브리컨츠의 사업 포트폴리오는 윤활기유·윤활유로 나뉜다. 이 중에서도 주력제품은 윤활기유다. 지난해 매출액 3조7666억원 가운데 윤활기유 비중이 82.2%에 달했다. SK루브리컨츠의 윤활기유 생산능력은 일산 7만800배럴(Group Ⅱ·Ⅲ)로, 세계 3위 수준이다. 특히 고부가품목인 Group Ⅲ 제품은 글로벌 생산능력의 36%를 차지하며 세계 1위에 해당한다. 이 같은 시장지배력을 바탕으로 향후 영업현금창출력도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글로벌 공급량확대 및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한 수요둔화 등으로 수익성은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평이다.
한국기업평가 관계자는 "중국을 비롯한 윤활기유 업체들의 대규모 증설로 초과공급 상태가 심화되면서 마진은 축소될 것"이라면서도 "주력제품인 Group Ⅲ의 경우, SK루브리컨츠의 글로벌 시장지배력을 기반으로 공급량 조절이 가능한 점을 감안할 때 일정 수준의 마진 확보가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 국채금리 하락세…"AA급 회사채로 투자수요 옮겨갈수도"
미국에 이어 우리나라에서까지 국채 금리가 하락세를 보이는 것도 자금조달에 유리한 상황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6일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1.095%로 마감했다. 국내 채권시장이 열린 이후 국고채 3년물 금리가 1.1% 아래로 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0년 만기 국고채는 1.172%를 기록, 3년물과의 장단기 금리차는 0.077%p로 좁혀졌다. 지난 2008년 8월 12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 같은 국채 금리 하락으로 인해 투자자들의 자금이 우량급 회사채로 이동할 수 있다고 분석된다.
이한구 금융투자협회 채권부 차장은 "경기가 침체할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국고채 장기 금리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며 "기관투자자 입장에서는 국고채 금리 하락에 따른 수익성 저하를 만회하기 위해서 AA급 이상의 우량 회사채로 수요를 옮겨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달 대한항공(BBB+)이 회사채 발행에서 '미매각' 사태를 맞이하며 BBB급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높아진 상황이다. 투자수요가 AA급 이상의 우량 회사채로 좁혀진 만큼 이번 SK루브리컨츠의 수요예측에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