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6년 프랑스서 한국미술 전시 열려

2019-08-14 10:36
국외소재문화재재단, 프랑스 국립기메동양박물관·체르누스키박물관 실태조사

목조여래좌상 [국외소재문화재단]

1946년 프랑스에서 한국미술 전시가 열렸던 것으로 나타났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지난 6월 24일부터 7월 19일까지 프랑스 국립기메동양박물관과 체르누스키박물관에서 한국문화재 1300여 점에 대한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재단의 실태조사 사업은 국외에 있는 한국문화재의 관리와 활용을 위해 해외 소장기관의 한국 소장품에 대한 조사·연구를 실시하는 사업으로, 2013년부터 6년에 걸쳐 총 12개국 47개 처에 소장된 3만7000여 점에 대한 조사와 연구를 수행해 왔다.

기메박물관 실태조사의 경우, 회화·불화·복식·전적(전적 분야는 국립중앙도서관과 공동조사 실시) 분야에 집중했던 작년 1차 조사에 이어 도자·공예·민속·불교미술품 및 아카이브 분야에 대해 실시한 2차 조사다. 한국문화재 담당 큐레이터인 피에르 깜봉의 전수조사 요청에 따라 논의가 개시된 이후, 국립문화재연구소가 20여 년 전 조사를 실시한 이후 추가로 수집됐거나 당시 보존처리 등의 이유로 조사하지 못했던 문화재를 비롯해 전적·복식·아카이브·근대시각자료 등 비교적 최근에 알려진 소장품을 망라하는 규모로 진행됐다. 양 기관은 업무협약(MOU)을 통해 실태조사 결과물을 향후 재단의 국외문화재총서로 발간하기로 하고 한국문화재의 보존·복원·활용 분야에서 공동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기메박물관 특별전 ‘부처-성인전’ 에 출품된 15세기 조선시대 불상 ‘목조여래좌상’의 머리에 ‘수정염주’ 복장물이 있는 것을 최초로 발견하고 향후 정밀조사를 통해 학계발표 및 보존·복원의 필요성을 검토할 예정이다. 이 불상은 샤를 바라(1842∼1893)가 1888년 조선 방문시 수집한 것으로 기메박물관 초기 소장품 중 대표작이다. 궁중장식품인 반화는 현재 우리나라에도 남아 있지 않아 당시 궁중생활의 알 수 있는 귀중한 자료로, ‘한국의 왕’(고종)이 프랑스 사디 대통령에게 선물했다고 한다.

체르누스키박물관은 한국문화재 소장품이 많지는 않지만 도자·금속공예 등의 분야와 고암 이응노(1905∼1992) 화백의 작품 등 근현대미술품 분야에 걸쳐 200여 점을 보유하고 있다. 대표 소장품은 1311년에 제작된 ‘지대4년명동종’이다. 최응천 동국대 미술사학과 교수에 의하면 이는 전형적인 고려시대 양식을 계승한 동종으로, 지금까지 알려진 명문이 있는 14세기 동종 3점 가운데 가장 이른 시기의 예를 보여준다. 재단과 체르누스키박물관은 실태조사 관련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소장품의 조사·연구에 협력하기로 했다.

재단은 국립현대미술관과 올해 상반기 체결한 업무협약에 따라 체르누스키박물관 소장 한국문화재 중 근현대미술품 및 아카이브 분야에 대한 공동조사를 실시했다. 아카이브 조사를 통해 아직까지 잘 알려지지 않았던 1946년 프랑스에서의 한국 미술 전시와 1971년 이응노와 제자들에 의해 기획된 전시에 대한 자료를 입수할 수 있었다고 재단은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