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디비 성희롱 가사’ 블랙넛 2심도 징역형 집유
2019-08-12 14:57
재판부 “성적대상 삼아 모욕…힙합이라도 정당행위 아냐”
자작곡과 공연에서 여성 래퍼를 성적으로 모욕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래퍼 블랙넛(본명 김대웅·30)이 항소심에서도 1심과 마찬가지로 징역형에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50부(수석부장판사 김병수)는 12일 모욕 혐의로 기소된 블랙넛이 제기한 항소를 기각하고 1심과 같은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사회봉사 160시간을 명령했다.
블랙넛은 자신이 만든 곡에 여성 래퍼 키디비(본명 김보미·28)를 성적으로 모욕하는 가사를 쓴 혐의 등으로 키디비에게 고소돼 2017년 기소됐다. 키디비는 이후 추가 고소를 했고, 2016~2017년 네 차례 공연에서 키디비 이름을 언급하며 성적으로 모욕감을 주는 퍼포먼스를 한 혐의가 추가됐다.
블랙넛은 힙합이라는 장르 내에서는 용인될 수 있는 가사이며, 키디비를 모욕하려는 의도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모두 피해자를 일방적인 성적욕구 해소 대상으로 삼아 비하하거나 ‘김치녀’라는 내용으로 조롱하거나 직설적인 욕설 대상으로 삼은 행위들”이라며 블랙넛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또한 “그런 과정에서 피고인도 모욕적인 행위라는 사실을 충분히 인식했다고도 보인다”고 판단하고 “다른 문화예술 행위와 달리 힙합에서만 특별히 그런 표현을 정당행위라고 볼 만한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