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도겸의 차한잔] '2019 충주 세계 무예 마스터십' 개최로 풀어야 할 우리의 숙제는?

2019-08-13 06:00

임진왜란, 병자호란을 거쳐 결국 일제 식민지로 전락해 버린 우리의 역사는 어린 시절 왠지 우리 겨레가 허약하다고 느끼게 하곤 했다. 국력은 강하지만 변경 해안 지방의 군사력이 약해서 당한 것이 주요 원인인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시간이 흘려 나이를 먹고 보니 성리학을 비롯해 심신 가운데 심학을 중요시하고 신체 단련 등의 무예를 경시한 것이 더욱더 큰 근본 원인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고려 무신 집권을 지나서도 문(文)을 숭상하고 무(武)를 천시하는 세태는 크게 변화하지 않았다. 그런 연장 선상에서 국방의 중요성도 경시된 점도 있을 듯싶다.

일본은 그런 작은 틈을 타 문화적인 강국으로서 수많은 은혜를 베푼 우리나라에 대한 배신과 같은 침략 야욕을 굽히지 않았다.  ‘위안부’ 등 수많은 가해를 한 일제와 그 연장 선상에는 잘못을 순수하게 시인하지 않는 아베 신조 정권이 있다. 진정한 사과 대신 ‘화이트리스트 배제’ 등의 보복을 일삼는 것도 군사력이 낮거나 우리 국민이 언젠가부터 국방 안보에 관한 관심이 조금 느슨해진 탓은 아닐까?

대다수 국민이 자발적으로 독립운동은 못 했어도 불매운동을 펼치며 촛불 시대 시민의 저력을 보여주는 것은 매우 감동적이다. 하지만 이에 멈추지 않고 일본보다 강한 국방력 증강과 우방과의 결속 강화와 함께 전국민적인 차원에서 우리의 전통 무예로 신체도 함께 단련할 필요도 있다. 전통무예는 그 나라의 역사와 함께 발전하고 계승돼 온 민족의 정신을 담은 문화이다. 아무 관계 없을 것 같아도 전통무예에 대한 우리 국민의 관심이 증대될수록 국방력도 강해질 것 같은 생각이 드는 것은 왜일까?

이런 시점에 반갑게도 세계의 전통 무예의 마스터들이 한자리에 모여 세계 평화와 화합의 장을 만들기 위한 '2019 충주 세계 무예 마스터십'이 오는 30일터 9월 6일까지 8일간 충주에서 개최된다. 우리의 택견, 태권도를 비롯하여 20개 종목에 걸쳐 약 100여 개국 4000여 명의 선수들이 대거 참여한다.  '시대를 넘어, 세계를 잇는다'는 슬로건로 내건 '2019 세계 무예 마스터십'을 세계 최고의 종합 무예 대회로 빛나게 하고 나아가 무예 올림픽으로 발전시켜야 할 책임이 우리 국민에게 있다.

류지현 충주 세계 무예 마스터십 조직위원회 대변인은 “이번 마스터십의 비전은 무예를 통한 자아 완성, 인류 평화와 화합, 인간과 자연의 능동적 관계 확립"이라며 "궁극적인 목적은 삶의 질 향상과 건강 유지 및 개선, 문화 콘텐츠로서 무예 관련 사업의 육성, 역사와 전통 유지 및 문화 다양성 확보, 세계인의 소통과 화합의 장 마련"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런 목표들을 달성하고자 이시종 위원장을 비롯한 관계자 모두가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전했다.

국민은 물론 전 세계에 불굴의 의지를 보이는 우리의 불매운동의 정신은 우리 겨레의 DNA에 새겨진 전통무예의 그것과 다르지 않다. 이번 마스터십을 계기로 문화전성기를 맞이한 우리나라가 전통무예 강국으로도 한 발짝 성큼 나아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영화배우 이소룡, 성룡 그리고 복싱 챔피언 무하마드 알리에게 태권도를 가르쳤던 이준구 그랜드 마스터처럼, 전 세계에 우리 전통 무예를 확산시킬 미래의 그랜드마스터를 보기 위해서라도 꼭 충주에 가야겠다.
 

[사진=하도겸 칼럼니스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