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상중 “화이트리스트 제외…日 치밀히 짠 계획 아냐”
2019-08-07 15:32
“지소미아 파기하면 한미 관계 바람직하지 않은 방향으로 갈 것”
강상중 도쿄대 명예교수는 7일 일본이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한 조치와 관련, “일본 정부 안에서 각 부처에서 또 정치가까지 포함해서 아주 치밀하게 짜낸 계획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강 교수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김대중 대통령 서거 10주기를 추모하기 위해 열린 ‘한일 대립을 넘어서 “한일관계, 진단과 해법”’ 세미나에서 “이번 사태는 사실상 역사 문제에 대한 경제적인 제재라는 해석이 성립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당초 일본 측의 발표는 모순돼 있어 보였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어 “오히려 아베 신조 일본 총리 개인의 강한 의향이 반영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했다.
재일 한국인 2세로 일본의 극우화에 대한 견제의 목소리를 내온 강 교수는 “일본 경제산업성이 헤게모니를 쥐고 있다고 생각한다. 경산성 주도로 이뤄진 결과 외교적으로 매우 바람직하지 않은 결과로 이어졌다”며 “이번에도 경산성이 중심이 돼고 외무성을 따라갈 수밖에 없는 입장에서 이런 바람직하지 않은 결과가 나왔다”고 했다.
강 교수는 특히 일본이 ‘필수적 안보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GATT(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 협정) 상의 의무를 어길 수 있다’고 규정한 21조를 들고 나온 것에 대해 “애초 일본 측의 발표는 모순돼 있다. 징용공 문제를 비롯한 양국 신뢰관계가 없어졌기 때문에 수출 관리 제한을 할 수밖에 없단 발표를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여러 부서에 걸쳐서 종합적으로 치밀하게 계획된 한국에 대한 전략적 조치였다면 이같은 모순은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 교수는 아울러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문제와 관련, “한국이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의 자연 연장을 결정하지 않으면 한미관계는 바람직하지 않은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소미아는 미국의 개입을 촉구하기 위한 중요한 카드임에 동시에 끊게 된다면 한미 관계는 매우 어렵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만약 한국이 지소미아를 자연 연장하지 않겠다고 결정한다면 한미일 트라이앵글의 상징적 의미에 큰 금이 간다고 미국은 생각한다”며 “이런 경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개에 개입할 여지가 생기게 되고 일본에 있어서 유리한 결말은 아닐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 제외 시행에 들어가기 전까지 정부 간 대화 노력이 필요하다’는 질의에 대해서는 “타협하는 타이밍이 중요하다”며 “24일 지소미아 연장이 결정되는 막바지 시점에 미국 측이 (한미일) 3자 테이블을 준비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경우에 따라서는 그때 한국의 총리가 스페셜 특사로 파견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며 “일본 측에서 특별 특사가 파견된다면 후쿠다 야스오 전 총리가 가장 적임자”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