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2차경제보복] 스콧 스나이더 "美 방위비분담 한·일 연결고리 될 수도"

2019-08-04 12:07

일본과 한국의 관계가 악화일로로 접어드는 가운데, 미국 방위비분담 논의가 한국과 일본을 이어줄 새로운 고리가 될 수 있는 주장이 나왔다.

스콧 스나이더 미국 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은 지난 3일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그동안 한국과 일본을 연결하는 접척제였던 경제협력이 이제 제 구실을 못하게됐다"면서 "새로운 접찾제를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스나이더 연구원은 양국을 이을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이슈는 '미국의 방위비 부담 안건'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역설적이게도 미국이 양국 모두에게 증액을 요구하고 있는 부분이 양국을 이을 수 있는 연결고리가 된다"고 주장했다. 방위비 부담 가중이라는 공통의 이슈를 통해 새로운 협력 관계를 모색해 볼 수 있지 않겠냐는 제언이다. 

미국 내 대표적 한국통으로 꼽히는 스나이더 연구원은 최근 한·일 갈등의 심화에 대해 가장 강력한 우려를 표하고 있는 인물 중 하나다.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도 그는 "한·일관계 악화는 동아시아에서의 미국의 안전 보장의 협력 시스템을 해친다"면서 "미국은 항상 안정된 한·일관계를 원하며 그것이 국익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미국이 지금 할 수 있는 것은 서로 대립을 고조시키는 상황 악화를 막고 대화를 촉구하는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또 한국과 일본 양국이 서로 한발씩 물러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 정부가 정치적 이유로 2017년 화해치유재단 해체한 것은 잘못이라며, 문재인 정부가 역사문제와 안전보장 등의 협력을 분리한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일본 정부 역시 "목청을 높여 한국을 비판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면서 "아베 총리는 미·중 무역전쟁을 벌이는 트럼프에게 (이같은 접근법을) 배웠을 수도 있지만, 이는 올바른 게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스나이더 연구원은 또 한국과 일본간 갈등이 궁극적으로는 미국이 아시아에서 구축해온 안보체계 기반을 뒤흔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 2일(현지시간) NPR과의 인터뷰에서는 일본 정부가 한국을 백색국가 목록에서 제외한 것에대 대해 “이 사태로 인해 아시아 2위 경제국인 일본과 4위 국가인 한국의 경제가 디커플링(탈동조화)될 상황이 될 수 있다"면서 “두 나라간 다툼은 결국 한국과 일본 양국이 서로를 더이상 필요로 하지 않게 되는 지점까지 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지금과 같은 상황이 이어질 경우 한국과 일본 양국은 경제뿐만 아니라 안보 차원에서의 공조도 끝날 수도 있다"면서 “현재의 악순환을 누군가 제어하지 못할 경우 다면 지난 수십년간 미국이 아시아에서 구축해온 안보체계가 그 기반부터 흔들릴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미국이 적극적 중재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