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이러다 ‘국제노예’ 될라…1년간 ‘가장 많이 뛰고‧멀리 이동’
2019-08-02 10:51
78경기 출전·11만㎞ 이동…유럽 축구선수 543명 중 '혹사 1위'
정현욱 삼성 라이온즈 불펜코치는 현역선수 시절 ‘국민노예’로 불렸다. 소속팀 선발과 불펜은 물론 국가대표팀에서도 ‘노예’처럼 경기에 많이 출전한다는 이유로 붙은 별명이었다. 이젠 손흥민(토트넘)이 ‘국제노예’라는 별명이 붙어야 할 판이다.
손흥민은 2018~2019시즌 유럽 무대에서 활약한 선수 가운데 ‘가장 많이 뛰고, 가장 멀리 이동한 선수’로 데이터 분석 결과 나타났다. 손흥민은 한 시즌 동안 무려 78경기에 출전했고, 11만㎞를 이동한 것으로 조사됐다. 두 기록 모두 최다 경기‧이동이다.
국제축구선수협회(FiFPro)는 2일(한국시간) ‘한계-남자프로축구 선수들의 부하량’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2018~2019시즌 동안 활약한 543명의 선수를 대상으로 출전경기, 이동거리, 휴식시간 등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손흥민은 지난 12개월(2018년 5월 25일~2019년 6월 13일 기준) 동안 78경기에 출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손흥민은 토트넘 소속으로 53경기(UEFA 챔피언스리그 12경기·EPL 31경기·리그컵 4경기·FA컵 1경기·구단 친선전 5경기)에 나섰고, 국가대표팀 25경기에 출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손흥민은 소속팀 토트넘과 국가대표 경기로 이동한 거리가 총 11만600㎞에 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선수협회는 “손흥민이 소화한 78경기 가운데 72%의 경기가 닷새 휴식 미만이었다”고 강조하며 “경기 사이에는 최소 닷새는 쉬어야 한다. 겨울에는 14일 이상 휴식해야 하고, 여름에는 28~42일의 휴식이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이번 조사 결과만 따르면 손흥민은 사실 엄청난 과부하에 걸려 있는 셈이다.
골키퍼인 알리송을 제외하면 사디오 마네(리버풀)가 70경기(소속팀 54경기·A매치 16경기)에 출전해 10만㎞를 이동한 것으로 조사됐다. 마네는 출전 경기의 68%가 닷새 휴식 미만이었다.
선수협회는 이번 조사 결과에 따라 선수보호 차원의 일정 조정 및 휴식 보장을 권고했다. 선수협회는 ▲최소 의무 휴식일 보장 ▲연속 경기 출전 시 닷새 이상 휴식 보장 ▲과다한 경기 일정 금지 ▲A매치 때 대륙 간 이동 횟수 최소화 ▲휴식과 회복을 위한 조기 경보 시스템 구축 ▲매치 캘린더 이외의 추가 경기 금지 등의 필요성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