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금리인하]연준, 10여년 만에 금리인하..추가 인하는 불투명(종합)

2019-08-01 09:41
0.25%P 금리인하, 보유자산 축소 종료 시점도 두 달 앞당겨
파월 "중간 주기 조정" 발언, 추가 금리인하 기대에 찬물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1일(현지시간) 0.25%포인트의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긴축 조치 중 하나인 보유자산 축소도 조기 종료하기로 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번 결정을 두고 경기둔화를 예방하기 위한 '보험성' 조치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파월 의장은 이번 금리인하가 장기 금리인하 주기의 신호탄이 아니라고 강조하면서, 추가 금리인하에 확답을 주지 않았다. 파월 의장의 애매모호한 신호에 시장이 실망하면서 뉴욕증시 주요 지수들이 1% 넘게 급락하고 달러값이 뛰었다. 연준에 과감한 부양조치를 요구해온 트럼프 대통령도 발끈했다. 

◆FOMC 2명 금리인하 대신 금리동결 지지

연준은 이번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를 종전 2.25~2.50%에서 2.00~2.25%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예상대로였다.

만장일치는 아니었다. 투표권을 행사한 10명 중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와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 연은 총재는 금리인하에 반대했다. 앞서 공개적으로 금리동결을 지지했던 이들은 이번에도 동결에 표를 던졌다.

연준은 성명에서 "글로벌 경제 둔화와 미약한 인플레이션 압력"을 금리인하 결정의 배경으로 설명했다. 또 "(경제)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남아있다"면서 "경제 확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준은 이날 긴축정책 중 하나인 보유자산 축소(양적긴축)도 조기 종료하기로 했다. 당초 9월 말로 예고했던 보유자산 축소 종료 시점을 2개월 앞당기기로 하면서다. 보유자산 축소는 연준이 글로벌 금융위기 때 경기부양을 위해 매입했던 자산을 매각해 시중 유동성을 흡수하는 조치다.

◆파월, "'중간주기 조정'..장기 금리인하 시작 아냐"

연준이 금리를 인하한 건 금융위기 이후 10년 7개월 만이다. 2008년 12월 마지막으로 금리를 내린 연준은 2015년 12월부터 금리인상을 시작해 지난해 12월까지 9차례에 걸쳐 금리인상을 단행했다. 올해 들어서는 금리를 동결하며 인내·관망 기조를 이어왔다.

다만 연준은 향후 추가 금리인하에 대해 확답을 내놓지 않으면서 완연한 금리인하 국면의 시작을 기대하던 시장에 찬물을 뿌렸다.

파월 의장은 FOMC 후 기자회견에서 미국 경제가 양호하다고 평가하며, 금리인하는 세계경제의 둔화와 통상 갈등에 따른 경제 하강위험에 대비한 "보험성 조치"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금리인하의 성격을 "정책에 대한 중간주기 조정(mid-cycle adjustment)"이라고 규정하고, "장기 금리인하 주기의 시작이 아니다"라고 못 박았다. 다만 "금리인하가 한 번으로 끝났다고 하지 않았다"며 추가 인하의 문을 닫지는 않았다. 

제임스 맥캔 애버딘스탠다드인베스트먼트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에 "파월 의장은 연준이 경기를 부양하고 있음을 보여주면서도 무척 공격적인 금리인하 주기에 돌입해야 한다는 일각의 관측을 반박하고 싶었을 것"이라면서 "그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건 늘 어려운 일"이라고 설명했다. 

뚜렷한 추가 인하 신호를 기대하던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뉴욕증시 다우지수가 1.2% 급락하며 하루치로는 2개월 만에 최대 낙폭을 썼다. 글로벌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산출하는 달러지수는 2년여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고 CNBC가 전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 애널리스트들은 "시장에서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은 향후 금리 전망에 혼란스러운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해석됐다"면서 "보다 뚜렷한 완화신호를 기대하던 시장 참가자들을 실망시켰다"고 분석했다. CME그룹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9월 FOMC에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할 가능성을 56%로 낮춰잡았다. 하루 전에는 67%로 반영했었다. 

◆트럼프 "언제나처럼 파월이 실망시켰다"

FOMC를 앞두고 연일 과감한 부양책을 주문하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즉각 연준에 포문을 열었다. 그는 트위터로 "시장은 파월과 연준으로부터 이번 금리인하가 길고 공격적인 금리인하 주기의 시작이라는 얘기를 듣고 싶어했다"면서 "언제나처럼 파월은 우리를 실망시켰다"고 연준을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FOMC를 앞두고 연준에 연일 과감한 부양책을 요구해왔다. 하루 전에는 연준에 큰 폭(0.50%포인트)의 금리인하와 보유자산 축소의 즉각 중단을 노골적으로 요구했다.

그러나 파월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절대로 정치적인 고려를 하지 않는다"며 연준 정책 결정의 독립성을 강조했다.

 

[사진=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