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높은 자산효율성…‘불황’ 돌파구 될까
2019-07-30 08:18
노조 파업ㆍ낮은 영업이익률 직격탄…브랜딩 확보, 공격적 확장 기대
기아차는 디자인 등에서 현대차 대비 높은 평가를 받는다. 브랜딩은 이미 준비됐다. 자동차산업이 어려운 시기지만 자본과 부채의 적절한 조화를 통해 공격적 확장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기아차의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대비 3.2% 증가한 14조5066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1.4% 대폭 상승한 5336억원, 영업이익률은 3.7%로 시장 컨센서스를 상회했다.
영업이익은 도매판매 감소로 900억원 줄었다. 다만 미국 텔루라이드 투입 효과로 믹스 개선, 인센티브 감소, 가동률 회복 등으로 이를 만회했다. 환율효과가 더해진 것도 실적 개선 배경이다.
투자금융업계는 향후 기아차의 실적 전망을 긍정적으로 내다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기아차의 인도 진출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그러나 주요 시장 수요감소폭 확대, 내수시장 부진 등으로 낙관하기만은 어렵다는 주장도 나온다.
◆‘형 뛰어 넘는 아우’ 자산활용도 높아···공격적 확장 기대
기아차의 최근 5년간 매출액은 꾸준히 증가했다. 다만 성장지표인 매출액증가율은 지난 2016년 6%대에서 지난해는 1%대로 낮아졌다.
올해 2분기 매출액증가율이 크게 오름과 동시에 하반기 신차 라인업이 대기하고 있어 실적 개선 전망에 힘을 싣는다. 그간 재고자산회전율(매출액/재고자산)이 점차 상승한 만큼 판매활동은 원활한 것으로 풀이된다.
2014~2018년 매출총이익률은 20% 수준에서 15%대로 감소했다. 성장이 더딘 가운데 매출원가 개선이 뚜렷치 않은 탓이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 매출원가율은 전년 동기대비 1.7%포인트 감소한 83.1%를 기록했다. 이 또한 실적 반등의 단초로 여겨진다.
매출채권회전율(매출액/매출채권)과 매입채무회전율(매출액/매입채무)도 전반적으로 나아지고 있다. 자금회전 활동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뜻이다.
올해 상반기 기아차 영업이익률은 4.2%로 지난 2016년 이후 4%대를 다시 회복했다. 그간 매출액 대비 판매관리비 비중을 줄여온 결과다. 이중 인건비는 등락을 반복했으나 판매비와 관리비가 대폭 축소됐다.
현대차와 기아차 노조는 30일 파업 찬반투표를 진행한다. 지난 5월 노사는 교섭을 진행했지만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노조가 요구하는 것은 기본급 인상과 당기순이익의 30%에 달하는 성과급 지급이다. 노조 파업이 현대차는 물론 기아차에 리스크 요인으로 지목되는 이유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대외적 여건 등은 차치하더라도 현재 가장 큰 리스크는 노조 파업”이라며 “향후 전기차 등 친환경차에 대한 투자, 판매로 원가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생산에도 차질을 빚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기아차의 총자산회전율(매출액/총자산)은 최근 5년 평균 1배를 웃돌고 있다. 현대차가 0.5배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자산효율성은 상당히 높은 셈이다. 기아차의 가장 큰 장점인 만큼 생산에 차질을 빚게 되면 매출액증가율 둔화는 물론 영업이익 등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는 3%대로 미래성장동력 확보 등을 감안하면 추가 투입이 필요하다. 관련 비용 증가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빠듯한 재정운영이 예상된다.
총자산증가율은 지난 2014년 이후 둔화되는 추세로 향후 외형성장을 제한하는 요인이다. 지난해 자기자본비율은 52.6%로 전년 동기대비 1.3%포인트 증가, 같은 기간 부채비율은 4.6%포인트 줄면서 재무안정성은 다소 개선됐다. 총자산 증가는 자본 증가의 영향을 받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
2016년부터 기아차의 투하자본수익률(ROIC)이 한자릿수로 낮아진 데 비해 같은 기간 가중평균자본비용(WACC) 감소폭은 크지 않다. 2008년 이후 부채비율이 빠르게 감소(340%→90%)했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부채와 자본의 적절한 조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셈이다.
재무구조개선이 어렵다면 단연 이익을 늘리는 방법밖에 없다. 향후 지속적인 신차개발, 친환경차 투자 확대에 따른 R&D 규모 증가 등으로 연간 3조~4조원 수준의 투자부담이 예상된다.
신평사 관계자는 “영업활동현금흐름 저하로 차입 등을 통한 외부조달이 필요해 보인다”며 “자체적으로 자금이 풍부하지만 강점인 총자산 활용도를 더욱 높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