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하락하면 소비 늘어나…저소득층일수록 효과 크다"

2019-07-29 07:35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가 1% 포인트 내려가면 이에 따른 이자상환액이 감소돼 소비 증가 요인이 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 경제연구원이 29일 발표한 '통화정책이 소비에 미치는 영향: 차입자 현금흐름 경로를 중심으로'에 따르면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하하면 주담대 금리도 떨어지고, 이에 따라 차주의 이자 상환액은 줄고 가처분소득은 늘어 소비가 증가할 수 있다는 게 차입자 현금흐름 경로다.

2011년 6월 연 3.25%이던 기준금리는 2016년 6월 1.25%까지 낮아졌고, 같은 기간 주담대 금리(잔액 기준)는 5.17%에서 3.0%로 떨어졌다.

분석 결과 주담대 금리가 1% 포인트 하락하면 차주의 신용카드 사용액은 평균적으로 분기당 5만원 늘어났다.

변동금리로 대출을 받은 경우에는 금리가 1% 포인트 떨어지면 분기당 신용카드 사용액이 8만원 증가했다. 다만 고정금리로 대출을 받은 경우 금리 하락이 소비 증가를 이끄는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금리 하락이 소비에 미치는 효과는 대출 받은 이들의 특성에 따라 다르게 나타났다.

부채가 연 소득의 2.42배 이상으로 부채비율이 높은 차입자의 경우, 금리 인하는 소비보다 원금상환액 증가에 더 큰 영향을 미쳤다. 고소득자일수록 이자 상환액 감소가 소비 증가로 이어지는 효과는 작았다.

유동성이 풍부한 차입자의 경우 이자 상환액 변화에 따른 한계소비성향은 0.343에 그쳤지만, 유동성이 부족한 이들의 경우 한계소비성향이 0.603으로 높게 추정됐다.

신용 접근성이 양호한 차입자들은 이자 상환액 감소가 소비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았다.

송상윤 한은 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기준금리 인하가 소비 확대로 이어지는 차입자 현금흐름 경로가 작동하고 있다"며 "부채가 많은 차입자는 소비보다 원금상환에 적극적인 만큼, 확장적인 통화정책이 차주들의 현금흐름 경로를 악화하는 방향으로 작동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